KG그룹, 외식업 M&A 큰손으로 부상
유일한 대형 SI 자리 차지…PEF 협력으로 자금력도 레벨업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외식업 인수합병(M&A) 매물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가운데 KG그룹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KG그룹은 2017년 CVC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KFC코리아를 인수하며 외식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KG그룹이 외식업에 큰 관심을 둔 때는 그보다 전이다. 2016년 한국맥도날드가 M&A 매물로 나왔을 때 KG그룹은 NHN엔터테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를 추진했다. 이후 한국맥도날드 딜은 매각자와 원매자 간 인식차가 벌어지며 무산됐다.


인수를 포기한 뒤 KG케미칼은 2016년 10월 25일 조회공시를 통해 "KG그룹은 한국맥도날드 인수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매각 측과 의견 차이가 커서 인수협상을 최종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결정적인 협상 결렬의 이유로는 '높은 매각 가격'이 거론됐다. 경쟁사로 CJ와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이 뛰어든 만큼 미국 맥도날드 본사에서 거래가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더라도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낮아진 외식업 벨류에이션, 바이어스 마켓 형성


KFC코리아 인수는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CVC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 2011년 KFC코리아(당시 SRS코리아)를 11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3년까지 100억원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KFC코리아의 실적이 2014년에 접어들며 악화됐다. 2016년과 2017년엔 122억원과 173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났다. 이 때문에 KG그룹은 500억원이란 비교적 싼 가격으로 KFC코리아 인수할 수 있었다.


KG그룹은 인수 이듬해 KFC코리아의 영업손실 규모를 15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그리고 2019년엔 영업이익 구간(39억원)으로 진입했다. 신메뉴 출시, 모바일 및 온라인 서비스 강화, 신규 전략 상권에 매장 개점 등 적극적인 전략이 빠르게 효과를 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대기업이 외식산업 익스포져(exposure)를 줄이면서 KG그룹의 전략적 투자자(SI)로써의 입지는 강화되고 있다. 두산은 일찌감치 외식업 사업을 모두 정리했고, CJ는 뚜레쥬르 사업 부문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양그룹도 올해 4월 패밀리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 매장을 모두 닫았다.


이런 와중에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매각하는 할리스에프엔비 본입찰에 KG그룹이 SI로 참여하면서 우선협상권한을 획득했다. 경쟁자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보다 거래 종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 더불어 KFC코리아를 인수한 뒤 성공적으로 영업이익 전환을 일궈낸 경험도 KG그룹의 과감한 베팅에 힘을 더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업 매물에 관심을 두는 SI는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PEF도 많은 상황이어서 KG그룹이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외식업 M&A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G그룹은 CJ그룹이 매각하는 뚜레쥬르 사업부의 인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넉넉한 실탄 갖춘 KG그룹, PEF 협업으로 경쟁력 레벨업


KG그룹은 현금창출 능력이 탄탄한 계열사를 여럿 두고 있다. KG케미칼은 6월 말 기준(연결 재무제표) 2707억원의 현금(현금성자산 포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반기 12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252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KG이니시스도 같은 기간 48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KG는 그룹 차원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을 일시에 조달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인수한 KG동부제철도 올해 상반기 5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훌륭한 현금 동원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KG그룹은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기업 인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PEF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모펀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KG그룹 정도의 SI가 있다면 블라인드 펀드가 없는 PEF도 어렵지 않게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 수 있다"며 "KG그룹 역시 좋은 조건으로 PEF와의 계약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KG그룹은 지난해 KG동부제철 인수 당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손을 잡았다. 3600억원을 함께 투입한 KG스틸과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는 각각 지분 39.98%와 31.98%를 보유하고 있다. KG이니시스는 올해 초 리드코프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BS렌탈을 인수하기도 했다. 할리스에프앤비 인수에서도 KG그룹이 PEF와 합을 맞출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KG그룹의 M&A 행보는 곽정현 KG케미칼 대표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정현 대표는 계열사 지배구조의 중심에 선 KG제로인의 지분 34.8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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