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왕좌의 게임
허준홍·허세홍·허윤홍 '3인3색'
④ 승계공식 無…사업부문 '경영성과' 관건


[팍스넷뉴스 윤신원, 정혜인 기자] GS그룹은 지난해 말 15년 만에 총수가 교체됐다. 허창수 회장이 물러나고 그의 막냇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당시 4세로 승계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지배구조 개편 등의 이슈로 당분간 3세 체제에 머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허태수 회장의 뒤를 이을 4세들이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사실상 4세로의 승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초에는 4세 맏형인 허세홍 사장(1969년생)이 GS칼텍스의 대표이사가 됐고,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부사장(1979년생)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손인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1975년 출생)도 계열사 지분을 끌어올리면서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 


LG그룹과 달리 아직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GS는 승계 공식 역시 정해진 게 없다. 다만 지난해 첫 수장 교체 당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가족회의를 통해 허태수 회장이 신임 총수로 올라선 만큼 4세들의 경영성과가 승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


◆장손 허준홍, ㈜GS 지분율 4세 中 1위, 장남 of 장남의 존재감

GS 집안의 장자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는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고 허정구(장남)→허남각(장남)→허준홍(장남)'으로 허씨 일가의 장남 계보를 잇는 인물이다. 장자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LG그룹으로 치면 단연 서열 1위다. 


하지만 LG의 승계 공식을 GS에 그대로 적용해 차기 후계자로 단정 짓긴 어렵다. 허정구→허남각→허준홍으로 이어지는 집안은 지금까지 삼양통상이란 집안 사업으로 먹고살아왔다. 사촌형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와 정유사업에서 경영 수업을 받던 그가 최근 G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에 손을 떼고 삼양통상 대표로 자리를 옮긴 것도 집안 사업을 물려받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18년에는 삼양통상 주식을 장내로 매입해 지분율을 22%로 끌어올려 기존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였던 아버지, 허남각 회장의 지분율(20%)을 앞질렀다. 


그럼에도 그룹 전체를 이끌어갈 차기 후계자로 지목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영성과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핵심 계열사 GS칼텍스에서 이미 경영 실력을 입증받았기 때문이다. 허준홍 대표는 여수공장 생산기획팀을 시작으로 시장분석팀, 윤활유 해외영업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해외영업팀에서 근무할 당시 인도법인(GS CaltexIndia Pvt.Ltd) 설립을 주도했는데, 인도법인은 윤활유 세계 3대 시장 중 한 곳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한 곳으로, 2019년 매출액 509억원, 당기순이익 3억원을 기록했다.


또 ㈜GS 지분율에서도 여전히 '장자'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허준홍 대표는 ㈜GS 지분 240만327주(2.53%)를 보유해, 4세 가운데 가장 높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케미칼 거머쥔 맏형, 허세홍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아버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에 이어 그룹 핵심사업인 GS칼텍스의 수장을 맡고 있다. 허세홍 대표는 4세 가운데 맏형이기까지 해, 4세 중 단연 서열 1위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굳건했던 서열 1위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정유업계가 최악의 업황을 맞으면서 GS칼텍스가 위기에 놓인 것이다. GS칼텍스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허세홍 대표의 경영 자질을 본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몇 년 새 정유업계는 사상 최악의 업황을 겪으면서 GS칼텍스도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2017년까지 2조원을 넘었던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2018년 1조원대로 감소하고 지난해 8797억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116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GS칼텍스의 수익성은 유가, 스프레드(판매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를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최근 들어 이 같은 지표들이 미국 셰일가스의 등장, 코로나19 등 변수로 초저유가 시대를 맞으면서 불안정해졌다.


GS칼텍스는 다른 매출 창출처가 없어 업황의 위기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새로운 매출 창구가 필요해진 상황에서 허세홍 대표는 최근 화학업체들의 생산설비 '납사크래커(NCC)'와 유사한 MFC 공정을 구축해 석유화학업체의 주력 제품인 에틸렌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실상 MFC의 성공여부가 허세홍 대표의 경영능력을 좌우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허세홍 대표는 GS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는 있지만 GS칼텍스에 대한 지배력이 절대적으로 높지 않은 점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정유사업 CEO를 맡고 있을 뿐, GS칼텍스 지분은 GS에너지가 50%, 쉐브론이 50%를 보유하고 있어 허세홍 대표의 지배력이 우위에 있는 건 아니다. GS에너지 지분을 100% 보유 중인 ㈜GS의 지분율도 2.32%, 아버지인 허동수 명예회장과 아들 허세홍, 허자홍군의 지분을 합쳐도 4.39%에 불과하다. 또 GS그룹 계열사에도 의미를 둘 만한 사업회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사실상 GS칼텍스에서의 경영성과만이 GS그룹에서 위상을 이어나갈 유일한 방법이다.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창수 장남 허윤홍, 건설에서 입지 다지기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15년 동안 그룹의 사령탑이었던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올해 초 GS그룹 핵심 계열사인 GS건설의 수장으로 올라서며 그룹 승계구도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윤홍 사장은 차기 총수 후보자들 중 가장 늦게 GS 경영에 발을 들였다. 경력으로는 열위에 있어 허윤홍 사장이 GS건설에서 어떤 역량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해졌다. 문제는 최근 GS건설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여파로 건설업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GS건설의 실적도 예전같지 않다. 핵심 사업인 주택부문 매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은 4조98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3360억원으로 15.4% 감소했다.


허윤홍 사장은 신사업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신사업추진실장 부사장에 오른 이후 줄곧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인도 태양광발전소 사업에 진출하고 올해 초에는 미국과 유럽 선진 주택모듈러 업체 3곳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사업부문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사업부문 매출은 2362억원, 영업이익은 22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4.2%, 1318.8% 급성장한 셈이다. 현재 신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은 전체의 4.7%에 불과하나 사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은 25.7%로 5개 사업부문 중 가장 높아 업계는 GS건설 신사업부문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GS 지분율을 보면 허윤홍 사장은 0.52%를 보유 중이라 다른 후보자들 중 가장 낮지만, 아버지인 허창수 회장이 4.66%로 개인 2대주주인 데다 허준구 일가 전체 지분율은 15.75%로 삼양통상, 승산 계열 일가보다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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