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흔들기
명분 약한 '삼성생명법'
①삼성만을 겨냥한 보험업법 개정안···경제 및 시장 충격은 외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 기소에 이어 삼성그룹의 발목을 잡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그것이다. 해당 개정안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나아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고리를 끊는 내용이지만, 자칫 삼성 뿐만 아니고 우리나라 경제와 시장을 크게 흔들 수 있는 이슈로 주목받는다.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까지 국회 문턱을 넘는다면 삼성의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미치는 영향과 삼성 지배구조 대안과 올바른 해법을 제시해본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지난 19대, 20대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법률안은 슈퍼 여당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박용진,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타 회사 주식 보유 비중에 대한 평가기준을 취득가가 아닌 시가로 변경하자는 게 핵심 내용이다. 보험사는 총자산의 3% 이하 금액을 대주주나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3% 제한은 특정 주식 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다. 또, 해당 주식을 취득가가 아닌 시가로 바꾸는 데에는 타 업권에서는 모두 시가로 평가하고 있다는 형평성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오직 삼성만 겨냥한 개정안


문제는 법률 개정안이 특정 기업의 지배구조를 겨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보험업법 개정안은 오로지 삼성그룹만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이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를 5억816만주(지분율 8.5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80년 취득원가 기준으로 하면 약 5000억원 중반대이다. 삼성생명의 총자산 318조원을 고려하면 0.2%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시가로 평가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가격은 30조원이 넘는다. 약 20조원 이상을 내놓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전자 지분 1.49%를 보유한 삼성화재도 시가로 전환하면 약 3조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그룹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발생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48%를 지렛대로 삼성전자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해 삼성전자 지분을 거둬들이고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보유 주식을 시가로 평가하면 시장 변동성이 더욱 취약해 질 수 밖에 없다. 타 업권과의 형평성 문제도 달리 봐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표적 장기투자기관인 보험사는 현재 투자처 부족과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국내 장기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 공급량이 충분치 않고 금리도 낮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리스크만 확대될 뿐이다. 해외 투자처의 수익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관점에서도 단타 투자자보다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투자자들이 늘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의 관계자는 "보유 주식을 시가로 평가하는 타 업권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외하고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의 명분은 크지 않다"며 "현재 보험사가 처해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시기상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해마다 삼성전자로부터 얻는 막대한 배당수익을 얻는 기회도 날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무장해제 가능성·자본시장 충격, 외면


삼성 지배구조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삼성전자는 주인없는 회사가 된다. 23조원 가량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 사실상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자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분할 매각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삼성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지만 다른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무장해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면 사실상 지주사 전환인데 역시 국회에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30%까지 늘려야 한다. 현재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5.01%에 불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해도 세금 포함해 막대한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야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고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전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무엇보다 삼성으로서는 '엘리엇 사태'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날 수 있는 얘기다. 게다가 상법 개정안이 감사위원 분리선임,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골자로 하고 있는만큼 외국계 자본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우리나라 수출과 법인세의 20% 가량을 담당하는 삼성전자를 사실상 무장해제 시키자는 법"이라며 "삼성의 지배구조가 문제라면 경제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에 특혜를 주자는 게 아니고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묘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삼성 흔들기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