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지배구조 개편
디엘, 디엘이앤씨 지배력 높일 묘수는
④디엘 유상증자 실시, 대림코퍼레이션이 디엘이앤씨 지분 현물출자 가능성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대림산업 지배구조 개편의 궁극적인 목적은 오너인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시키는데 있다. 대림의 지배구조는 이해욱→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으로 이어진다. 대림의 고민거리는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대림산업 지분율이 특수관계인을 포함 23.12%에 그친다는 점이다. 


대림은 대림산업을 디엘(지주사)과 디엘이앤씨(건설)로 나눈 뒤, 다시 디엘이앤씨를 디엘의 자회사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이해욱→대림코퍼레이션→디엘→디엘이앤씨의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디엘이 디엘이엔씨 지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당면 과제다.


◆매출비중 80% 넘는 디엘이앤씨, 분할비율 56%로 낮아져


디엘이 디엘이앤씨 지분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선 두 가지 과제를 선행해야 한다. 우선 디엘이앤씨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야 한다. 동시에 디엘이 보유한 현금이 최대한 많아야 디엘이앤씨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대림은 분할비율 기준을 순자산으로 정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시킨 것으로 자본총계로도 불린다. 법적으로 분할비율의 기준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순자산을 분할비율 기준으로 활용한다. 대림과 마찬가지로 올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태영건설도 티와이홀딩스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순자산을 분할비율의 기준으로 삼았다. 


분할비율은 지주회사 디엘 0.44, 건설부문 사업회사 디엘이앤씨 0.56이다. 얼핏 보면 대림산업의 간판 사업은 건설인 만큼 당연히 건설의 분할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건설부문 자산은 3조2270억원으로 전체 자산(5조8010억원)의 55.6%에 그친다. 특히 최근 수년간 해외사업 부실로 어려움을 겪었던 플랜트 사업의 경우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순자산이 마이너스다. 


대림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주택사업도 10년 이상 자체개발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자산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보이면서 대우건설과 GS건설 등 대형사들이 택지 매입에 나선 반면, 대림산업은 요지부동이었다. 최근 롯데마트 구로점을 인수한 주체도 대림산업이 아닌 대림코퍼레이션이었다. 건설공사에 인력을 투입해 실적을 올리는 단순시공만으로는 자산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디엘이 100% 자회사로 보유하게 되는 유화사업(디엘케미칼)은 해외를 중심으로 꾸준히 투자를 늘려왔다. 미국 크레이트사의 카리플렉스 사업 인수, 브라질 소재 공장의 생산량 증설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줄을 이었다. 


순자산이 분할비율 산정의 기준으로 널리 사용하다보니 반론을 제기하긴 어렵지만 디엘이앤씨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상황이 됐다. 분할 이전 건설부문(디엘이앤씨)은 대림산업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6월말 기준 85.1%다. 반면 석유화학과 자동차부품, 콘트리트 등 제조부문(디엘)의 비중은 12.6%다. 이외 에너지와 관광사업은 2% 수준이다.  


수익성을 기준으로 하면 건설 의존도가 더욱 올라간다. 올 상반기 토목과 주택, 플랜트 등 건설부문(6359억원)에서 벌어들인 이익 규모는 대림산업의 전체 영업이익(5964억원)보다 많다. 적어도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디엘이앤씨의 분할비율은 0.56 보다 더 높아질 여지가 많다. 


◆6500억원 쥔 디엘, 디엘이앤씨 지분율 40%대도 가시권


대림산업의 현금을 나눠 갖는 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디엘은 수혜를 입었다. 분할 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4980억원으로 이중 디엘은 43.3%인 6500억원을 가져갔다. 100% 자회사인 디엘케미칼의 몫(2101억원, 14%)까지 고려하면 8601억원에 달한다. 비율은 57.4%로 디엘의 분할비율(44%)을 뛰어넘는 수치다. 


반면 디엘이앤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379억원(42.5%)에 그친다. 분할비율(56%)보다 떨어지는 규모다. 두둑한 현금을 확보한 덕분에 디엘은 디엘이앤씨 지분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지주회사에게 현금을 몰아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렇게 해야 지주회사가 사업회사의 지분을 취득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엘이 디엘이앤씨 지분을 넘겨받는 방법은 유상증자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디엘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대림코퍼레이션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디엘이앤씨 주식(21.7%)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디엘이 현재 보유한 현금은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디엘이앤씨 주식 전량을 인수하고도 남는다. 대림산업의 시가총액은 2조8000억원대로 분할비율 0.44:0.56을 적용하면 디엘은 1조2320억원, 디엘이앤씨는 1조5680억원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이들 회사 지분율(21.67%)을 고려하면 디엘은 2670억원, 디엘이앤씨는 340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 


즉, 디엘은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디엘이앤씨 지분을 모두 넘겨받는데 3400억원을 쓰고도 3000억원 이상이 남는다는 얘기다. 단순계산으로는 디엘이앤씨 지분율을 최대 40% 이상으로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이 정도 수준의 지분율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후에도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 국회에 제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사 체제 하에서 자회사, 손자회사의 지분율을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50%로 규정하고 있다. 디엘과 디엘이앤씨는 모두 상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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