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찜한 루키
원익IPS, 디스플레이 덩치 불리기 '주목'
④ 중국향 매출 비중 확대...올해 실적 반등 국면 진입
기술 자립이 화두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기술 국산화를 위해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자체 기술 연구개발과 설비 증대는 물론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가 도화선이 됐다. 삼성은 '반도체 2030' 목표 달성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 줄 국내 생태계 조성을 통해 비전 실현 시점을 앞당겨 보이겠다는 각오다. 


[팍스넷뉴스 설동협 기자] 원익IPS가 디스플레이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섰다. 그간 반도체 장비 사업부문을 주력으로 삼아왔지만, 최근 들어 디스플레이 부문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원익IPS는 최근 삼성전자 계열사인 세메스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일부를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원익테라세미콘 합병에 이어, 두번째 대규모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 확장이다. 중국에선 여전히 LCD 패널에 대한 수요가 상당한 만큼, 차세대 패널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함께 투트랙 전략을 통한 고객사 확대에 나서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원익IPS는 원익홀딩스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장비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기업이다. 사업부는 전사부문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이 모두 포함돼 있는 형태다. 각 장비별 세부 매출액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중 55% 가량은 반도체가 차지하고, 나머지 45%는 사실상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부문의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나면서 외형 성장을 이루고 있다.  


원익IPS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분투자까지 한 협력사로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양 사의 지분투자 규모는 총 786억원 가량으로, 지주사인 원익홀딩스와 원익IPS의 일정 지분을 갖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올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는 원익홀딩스와 원익IPS의 지분을 각각 2.3%, 3.8%씩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4% 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상태다. 원익IPS가 타 업체들에 비해 기술력 우위에 설 수 있었던 배경도 삼성의 적극적인 투자가 한 몫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원익IPS(원익홀딩스)는 2011년쯤부터 평판디스플레이(FPD)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건식 식각(Dry Etcher) 및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 장비 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원익IPS도 발빠르게 움직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최초로 대면적 유리 기판을 고온에서 균일하게 가공할 수 있는 기술력 등도 원익IPS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삼성을 포함한 해외 주요 고객사 내에서도 경쟁사 대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2017년 AMOLED 용 8세대급 건식식각 장비 공정 개발을 끝마치면서 본격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7년 원익IPS의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은 1047억원 가량이었으나, 이듬해 1226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으론 300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매출 비중 확대 배경엔 중국향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잇달아 OLED 패널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덕분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중국 매출은 2017년 1억원 남짓했으나, 2018년 486억원을 기록한 뒤, 작년 기준으로는 2352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중국발 매출이 국내 비중을 넘어선 것도 작년부터다.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매출처 확대를 통한 수익 안정성을 마련한 셈이다. 


이처럼 중국향 고객사를 급격히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원익IPS는 지난해부터 디스플레이 사업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영위하던 원익테라세미콘 합병을 통해 생산 라인업 확대에 나선 것. 이전 대가는 약 1800억원 규모였다. 디스플레이 장비의 기술 및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 능력(Capa) 증가에 따른 원가절감에 나서겠단 게 당시 회사측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합병이 중국향 고객사를 늘릴 수 있었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익IPS는 올해 들어 LCD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세메스의 노광(Photo) 및 세정(Wet)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 세메스의 주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중단하면서 관련 사업을 매각할 필요가 있었고,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원익IPS와 이해관계가 맞물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양수 가액은 820억원 가량이다. 원익IPS는 이번 LCD 관련 사업 양수를 통해 중화권 디스플레이 패널업체 등을 중심으로 매출처 다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이미 OLED로 넘어간 상태지만, 중국 내에선 LCD 관련 장비 수요 또한 여전한 만큼,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당장의 매출 기여도를 가늠하진 못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메스의)매출 기여도는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올해 원익IPS의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이 4411억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메스의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양수는 매출에 플러스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의 경우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견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는 "원익IPS가 과거에 원익테라세미콘을 합병한 이후에 디스플레이 장비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며 중국향 영업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단기적인 예로 올해 원익IPS의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 대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중국 로컬 디스플레이 고객사로부터 받았던 장비 주문이 올해 하반기에 매출로 계상되며 실적을 방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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