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우의 두가지 소송…향방은?
다자보험간 소송, 우세…FI 참여한 아시아나 소송전, '장기화' 예고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미래에셋대우(이하 미래에셋)가 올해 두 번째 대규모 소송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다자보험(전 안방보험)과 7000억원 규모의 보증금 반환 소송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을 둘러싸고 2500억원 규모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금 반환 소송도 공식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다자보험과 진행 중인 소송은 매도인 측에 귀책사유가 크다는 판단이 우세하고, 아시아나항공과의 소송 역시 인수주체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만큼 소송에 따른 피로감은 우려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선결 조건 미이행'으로 무산된 인수합병


미래에셋그룹의 연이은 소송은 모두 계약 이행을 위한 선결조건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9월 다자보험 소유 미국 내 고급호텔 15개 일괄 매각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최종 선정된 미래에셋그룹은 현지에서 인수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던 중이던 지난 4월 다자보험과 제3자간 거래와 관련된 특정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래에셋은 잔금 납인 전 매도인인 다자보험에 소명을 위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거래종결까지 제공받지 못하며 결국 인수계약을 취소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당초 잔금 납입일인 4월 17일까지 다자보험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선행조건 이행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매도인 측의 계약 위반사항이 발생했다"며 "다자보험은 호텔 가치를 손상시키는 다양한 부담 사항과 부채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고 계약상 요구사항에 따른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지속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불발된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역시 인수단 측의 '선결조건 미이행' 주장으로 계약이 무산됐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투자비율에 따라 현산이 2010억원, 미래에셋대우가 490억원을 각각 계약금으로 부담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순항하던 인수합병 작업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며 항공업황이 급격히 기울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 7월 매도인 측에 아시아나항공 부채 급증, 차입금 증가, 당기순손실 급증 등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는 이유를 들며 거래종결 선결조건 충족을 위한 재심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산의 인수 의지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답보 상태를 이어갔꼬 결국 '노딜(No deal)'로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법적쟁점 뒤바뀐 다자보험...미래에셋, 유리한 고지 선점


두 개의 대형 M&A는 인수자 측의 '선결조건 미이행' 요구로 무산된 점은 동일하지만 법적 쟁점과 계약 참여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자보험 소송의 경우 재판이 진행될수록 매도인 측의 주장이 뒤바뀌거나, 매도자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오며 귀책사유를 강조한 미래에셋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자보험은 지난 4월 미래에셋에 호텔 인수계약 이행을 요구하며 소송을 진행할 당시만 해도 계약이 무산된 이유를 '코로나19로 인한 미래에셋의 단순 변심'이라 주장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며 호텔업황이 날로 악화되자 미래에셋이 납입을 미루다 계약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5월 반소장을 통해 매입대상이었던 일부 호텔들 중 일부가 소유권 분쟁에 연루돼 있고 이를 매수인 측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자 다자보험은 "해당 사항은 인수계약을 취소할 명분이 되지 않는다"며 주장을 뒤바꿨다.


미래에셋 그룹이 인수 예정이었던 실리콘 밸리 소재 포시즌스 호텔. 출처=포시즌스호텔


지난 8월 말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서 진행된 관련 재판에서는 다자보험에 귀책사유가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다자보험이 고급호텔 경매를 감독하기 위해 고용한 변호사 스티븐 글로버(Stephen Glover)는 1심 재판에 참여해 "다자보험이 미래에셋을 포함한 1차 입찰자 12팀에게 호텔 매각을 진행할 당시 소유권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를 알리지 않았다"며 "당시 다자보험은 최대한 빠르게 해당 자산을 처분하고 싶어 했다"고 증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1심 결론은 오는 11월 쯤 나오겠지만 당시 재판 분위기로 봤을 때 7조원 규모 인수계약 해지는 문제가 없는 쪽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라며 "남은 소송에서는 7000억원 보증금 반환을 두고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귀책사유가 있는지에 대해 다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아시아나 인수전, 미래에셋 "소송영향 제한적"


매도인 측의 선결조건 미이행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다자보험 건과 달리 금호산업-채권단과 진행 예정인 2500억원 아시아나항공 보증금 반환 소송은 양 진영이 거래 무산의 귀책사유를 상대측에 묻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은 인수계약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송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투자자란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기업 M&A에 참여하는 외부 투자자를 의미한다. 인수 회사의 사업을 돕거나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등 경영까지 참여하는 '전략적투자자(SI)'와 차이가 있다.


미래에셋 그룹도 다자보험과의 소송과는 달리 아시아나항공 관련 소송에 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아직까진 보증금 반환 소송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별도의 움직임이 있지는 않은 상태"라며 "FI로 참여했던 만큼 역할에 요구되는 수준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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