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씨티은행장, '국부 유출' 오명 벗을까
지난 5년간 1.3조 벌어 1.3조 배당···용역비 더하면 씨티그룹에 총 2.2조 지급
<참고=한국씨티은행 사업보고서>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이 임박한 가운데, 다음 행장은 씨티은행의 오랜 숙제 중 하나인 '국부 유출 논란'을 해소할지가 금융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사임한 박진회 전 행장은 전임 행장들과 마찬가지로 국부 유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2018년 당기순이익의 3배가 넘는 금액을 COIS(씨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르포레이션)에 배당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수일 내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다. 임추위 인원은 총 5명으로 사외이사 4명과 행장 1명이지만 최근 박진회 전 행장의 조기 사임으로 사외이사 4명이 회의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현재 기업금융그룹 총괄을 맡고 있는 유명순 수석부행장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 수석부행장은 2015년부터 5년 넘게 현 직책을 수행 중이다. 현재 박 전 행장의 조기 사임으로 공석이 된 행장 임무도 대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임인 박 전 행장도 기업금융그룹 총괄을 책임지던 수석부행장에서 행장으로 이동했다"며 "씨티은행 주력 사업이 기업금융이라는 특성까지 고려하면 유 수석부행장의 차기 행장 선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최근 씨티그룹이 그룹 역사상 최초로 여성인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 글로벌소비자금융 대표를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내정한 점도 같은 여성인 유 수석부행장의 차기 행장 선임에 힘을 싣게 하는 요소다. 유 수석부행장이 행장이 되면 씨티은행 역사에서 첫 여성 행장이 탄생하게 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에 어떤 인물이 오든, 국부 유출 논란 해소를 당면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전임인 박 전 행장이 약 6년간 재임하며 벌어들인 이익만큼 그대로 씨티그룹에 배당하면서 관련 논란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총 1조3989억원(연결기준)을 당기순이익으로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COIC에 총 1조3749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98.3%에 달한다. COIC는 씨티은행 지분 99.89%를 보유하고 있는 씨티그룹 계열사다. 


여기에 씨티은행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COIC에 추가로 지급한 용역비를 추가하면 박 전 행장 재임기간에 씨티은행이 씨티그룹에 지급한 금액은 총 2조2464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특히 2018년 한 해에만 배당과 용역비로 총 9826억원을 COIC에 전달했다. 


씨티은행의 대규모 배당 및 용역비 지급 논란은 금융당국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주목하는 사안이다. 금융감독원은 용역비 지급에 대해 지난 2015년 한 차례 제재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당시 금감원은 "본사 등으로부터 제공받을 필요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는 용역에 대해선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3월 윤석헌 금감원장은 "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이 과한 부분이 있다"며 시장 안전성을 유지하는 수준의 배당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현재 씨티은행 배당 관련 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같은 시기 김병욱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도 "씨티은행이 수익을 내는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영업 행태나 예측 불가능할 정도의 과도한 배당에 대해서는 금융 당국의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배당 관련 규제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씨티은행이 오랜 '국부 유출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국내 은행 수준의 배당성향(20~30%) 유지 ▲용역비 지출 내역 투명 공개 ▲신입행원 채용 ▲금융사각 지대에 대한 대출 확대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경영활동에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는 점을 감안해도 그간 씨티은행이 국부 유출 논란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해소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회공헌활동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와 고객들이 바라는 금융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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