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IPO 주관 경쟁, 유력 증권사는?
초대형IB 위주 경쟁 관건은 '이해상충' 우려 해소…삼성증권 한발 앞서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장외 시가총액이 40조원대에 달하는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주관사 지위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IB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이해 상충'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주관사 선정 결과를 좌우할 핵심 사항으로 보고 있다. 현상황에서 이해 관계가 가장 적은 삼성증권이 주관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주장도 흘러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4분기 중 상장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복수의 증권사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카카오뱅크의 RFP는 거액의 총액인수 계약(언더라이팅)을 이행할 역량을 갖춘 초대형IB를 중심으로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IPO는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권주를 주관사가 자기자본으로 인수한다는 조건하에 진행된다. 카카오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공모주 청약 규모만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본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IPO 주관을 놓고 이어질 초대형IB간의 경쟁은 '이해 상충' 문제의 해결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만큼 은행 계열 증권사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주관사는 기업의 내부 정보를 속속 확인할 수 있는 '비밀 유지 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은행 계열 증권사가 주관할 경우 자칫 경쟁사로 자신들의 중요 정보가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수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 탓에 초대형IB 중 은행 계열인 NH투자증권, KB증권은 상대적으로 경쟁 열위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은행업계는 아니지만 모회사 카카오와 경쟁 관계에 있는 '네이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역시 주관사 선정에서 다소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1월 네이버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미래에셋대우 6800억원)을 투자해 30%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그룹간의 깊은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IPO 추진 기업이 경쟁기업의 관계사를 주관사에서 제외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올해 주관사를 확정한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와 JP모간을 낙점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LG그룹 계열사로 SKIET와 경쟁관계에 있는 LG화학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NH투자증권(구 LG투자증권)이나 삼성SDI와 계열관계로 묶인 삼성증권이 SKIET의 주관사 선정과정에서 한계를 보인 것에 경쟁기업과의 관계가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2019년 주관사를 선정한 현대카드 역시 RFP 발송 당시 삼성카드와 계열관계에 있는 삼성증권을 배제했다. 의견 청취를 위해 RFP를 발송하긴 했지만 1차 서류면접에서 KB국민카드의 계열사인 KB증권, 신한카드와 계열관계에 있는 신한금융투자 역시 바로 탈락시켰다. 카드업계 1위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신한과 2위 KB, 3위 삼성을 잇달아 제외한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IPO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낙점됐었다.


한국투자증권는 이해 충돌까지는 아니지만 '이해 관계'가 얽혀있다는 점에서 주관사 선정이 어렵지 않겠냐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 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증권사와 그 계열사가 IPO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이해관계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관 계약도 체결할 수 없게 제한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계열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지분율 28.6%)인 데다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카카오뱅크의 지분 4.93%를 보유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변수는 있지만 각종 이해상충이나 제약 등을 고려할때 이해관계가 가장 적은 삼성증권이 유력한 주관사 후보로 꼽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IPO 기업 입장에서는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딜 수행 역량은 물론 계열사와의 이해 충돌 문제도 꼼꼼하게 따져보는 편이다"며 "이해 상충에 있는 증권사들의 경우 이를 무마할 강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해 주관 경쟁에 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주관사 선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해 상충 문제에도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업이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과는 사업 방식, 형태 면에서 차별화돼 있다"며 "시중은행들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2016년 1월 22일에 설립된 국내 대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2017년 4월 5일 인터넷전문은행 은행업본인가를 취득하고 그해 7월 27일 대고객 영업을 개시했다.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순이익 453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한 해 전체 순이익(137억원)은 이미 뛰어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수익은 3887억원, 영업이익은 446억원이다. 자산규모는 2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반기 대비 1조원 늘었다. 최대주주는 카카오(지분율 33.5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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