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겨냥 줌인터넷 "세상에 없던 MTS 개발"
구대모 프로젝트바닐라 대표 "종합 자산관리 기업으로 진화"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줌인터넷이 KB증권과 손잡고 신개념 주식 거래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한국형 '로빈후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로빈후드는 거래 수수료를 없애고 직관적인 사용성을 제공해 높은 호응을 얻은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이다.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 줌인터넷은 국내 3위 포털 줌닷컴을 서비스하는 종합 인터넷기업이다. 최근 KB증권과 한국형 로빈후드 개발을 위해 합작사(JV) '프로젝트바닐라'를 설립했다. 줌인터넷과 KB증권은 토스와 카카오페이에서 신사업을 이끌었던 금융·핀테크 전문가 구대모 씨를 합작사 대표로 영입해 서비스 개발의 전권을 맡겼다. 구대모 대표는 토스와 카카오페이에서 부동산 소액투자 서비스, 보험플랫폼 등을 만들었던 인물이다. 핀테크업체 합류 전에는 도이치증권, 우리선물(현 NH선물) 등에 몸을 담았었다. 


28일 여의도 팍스넷뉴스 사무실에서 만난 구대모 프로젝트바닐라 대표(사진)는 "기존 주식 거래 플랫폼은 이용자보다는 증권사들의 편의에 의해 설계된 측면이 있었다"며 "우리는 철저히 이용자 관점으로 돌아가서 고객 효용성이 높은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젝트바닐라는 내년 2월 출시를 목표로 주식 거래 플랫폼의 하나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찾아볼 수 없던 MTS를 만들어 주식 거래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포부다.



◆'로빈후드 정신 계승' 계좌개설·종목선택 장벽 제거


프로젝트바닐라가 만드는 MTS는 미국 2030세대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로빈후드를 벤치마킹한다. 수수료 정책, 고객 중심 사용성 등 로빈후드의 기본적인 컨셉을 이어받는다. 다만 구체적인 서비스 이용 방식은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젝트바닐라는 계좌개설과 첫 거래 개시 과정의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비 이용자들이 주식 거래를 시작하기 전 접하게 되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또 MTS 서비스 구성을 축소·단순화해 기존 이용자들도 원하는 정보만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꿀 계획이다.  


법적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계좌개설 단계를 쉽게 혁신하고 첫 거래 개시를 위한 종목 선택 과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금융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고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파생상품이나 레버리지상품 등 초보 투자자들에게 큰 위험이 있는 상품들을 제공하는 것은 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구 대표는 "우리나라 주식 거래 플랫폼은 계좌개설 과정이 천편일률적이고 과도하게 금융당국과 금융사 중심으로 짜여 있다"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선한 의지를 갖고 주식 거래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계좌 개설하고 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쿠팡 등과 같은 기존 전자상거래(이커머스)의 작동 원리도 일부 차용한다. 예비 구매 품목(종목)을 담는 장바구니, 관심 상품(종목) 추천 기능 등의 형태로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 대표는 "주식 거래 플랫폼은 전자상거래 서비스와 다르게 가격이 저렴하다거나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것이 아닌 향후 값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구매가 이뤄진다"며 "이러한 이용자의 행태를 잘 파악해 원활한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잘 만들어진 전자상거래 서비스에서 차용 가능한 일부 기능은 우리 MTS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스·카카오 넘지 못한 금융혁신 자신…자산관리 진출 


프로젝트바닐라의 자본금은 50억원 규모다. 줌인터넷과 KB증권이 각각 지분 51%, 49%를 출자했다. 구 대표를 비롯해 줌인터넷과 KB증권 주요 인력이 프로젝트바닐라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한다. 


프로젝트바닐라는 줌인터넷은 물론 KB증권과도 '한몸'처럼 긴밀한 협업을 이어간다. 구 대표는 다른 핀테크 회사들과는 다르게 대형 금융기관이 직접 주요주주로 참여해 협업한다는 점이 다른 핀테크 회사들과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MTS 개발에 있어서는 줌인터넷과 프로젝트바닐라가 많은 권한을 갖고 진행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신 IT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갖지 못한 KB증권의 금융상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플랫폼 운영 노하우 등은 적극적으로 공유받아 서비스 구현에 반영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 대표는 "진정한 금융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기존 금융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고 운영되는지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KB증권과 협업함으로써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과 같은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들이 이루지 못한 일들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프로젝트바닐라는 MTS를 시작으로 다양한 금융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인공지능(AI) 자산관리기업 '웰스프론트(WealthFront)', '배터먼트(Batterment)'와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 대표는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하는 업체로서 이미 전통 금융기관들 이상의 시장 장악력을 보유한 다른 핀테크 업체들과는 다른 신선함이 있다"며 "금융시장 기득권을 철저히 배제하고 고객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 미국의 로빈후드보다 앞서는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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