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희망고문' 테라, 절반의 성공
② 흥행실패에도 개발능력은 '인정'

[팍스넷뉴스 김경렬 기자] 블루홀스튜디오는 2011년 1월 '테라'를 발표했다. 설립 이후 줄곧 적자에 허덕였던 블루홀스튜디오가 알맹이 지식재산권(IP)을 갖게 된 날이다. 그러나 씨알이 굵진 않았다. 테라를 개발하기 위해 투입한 수많은 인력과 비용은 출시 후에도 한방에 해결할 수 없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2013년 잠깐 순익을 냈던 때를 제외하면 매년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테라의 성과를 실패라고 단정지을 수 없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전투에서는 늘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블루홀스튜디오는 테라 IP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2013년 5월 개발팀을 모집했던 '테라2(가칭)'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후속작들이 쏟아졌다. 2017년부터 모바일로 재탄생한 게임만 3개지만, 결과는 모두 부진했다. 결국 올해 테라 개발진들은 분사했다.


테라의 프로젝트 이름은 'S1'이었다. S1에는 120여명 개발진들이 매달렸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제작했던 스타개발자들이 필두였다. 박용현 프로그램실장과 황철웅 그래픽팀장, '리니지2' 중국지역 개발팀을 지원했던 인주연 파트장 등이다. 


블루홀스튜디오가 테라에 '올인'하면서 적자는 쌓였다. 블루홀스튜디오는 설립 다음해인 2008년 82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2009년부터 마이너스(-) 119억원, 마이너스(-) 148억원 등으로 적자 폭도 해마다 커졌다.


업계에서는 블루홀스튜디오가 테라 프로젝트에 투자한 총 비용을 최소 500억원으로 보고 있다. 프로젝트를 공고한 때(2008년)부터 테라 출시원년(2011년)까지 블루홀스튜디오의 경상개발비는 총 320억원을 기록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성공을 자신했다. 업계 관심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테라 개발진들이 엔씨에서 집단 이직한 스타개발자로 이뤄졌기 때문에 엔씨와 신경전도 펼쳐졌다. 박용현 실장 등은 '리니지3' 제작진이었다. 주요 프로듀서(PD)들이 이직하면서 엔씨에서는 리니지3 프로젝트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엔씨는 박용현 실장 등에 영업기밀 유출을 이유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개발진은 형사상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USB를 통해 그래픽 파일을 가지고 나온 것이지 소스코드를 빼돌리지 않았다고 판결 받았기 때문이다.


테라는 출시원년 대한민국게임대상을 수상했다. 테라가 출시될 때 '와우', '반지의 제왕' 등 대작들이 쏟아져 나온 상황에서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테라는 매출을 일으키지 못했다. 테라 출시원년(2011년) 당기순손실은 103억원을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에는 200억원이 투입됐다. 테라 총 책임을 맡고 있던 박용현 실장은 게임이 나오고 블루홀스튜디오를 떠났다. 2012년에는 보유 주식(2011년 말 기준 10.91%)도 모두 매각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2012년에도 적자였다. 크래프톤의 영업수익은 오히려 테라 무료화(부분 유료)를 시작했던 2013년 295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46억원 늘었다. 전년대비 35억원 감소한 영업비용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은 반짝 흑자가 났다.


흑자는 잠시였다. 2014년 블루홀스튜디오는 다시 16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테라 후속작과 모바일로 재탄생한 시리즈들이 모조리 부진해 로열티 수익도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2013년 황철웅 AD를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했던 테라2도 조용히 무산됐다. 2015년까지 블루홀스튜디오에 남았던 황철웅 AD 역시 엔씨로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박용현 실장과 황철웅 디렉터의 이탈에 대해 "테라 실패를 책임진 퇴사"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테라 IP는 힘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2017년 넷마블을 통해 출시한 '테라M'이 '중박'정도의 실적을 올렸다. 테라M 제작사인 크래프톤의 자회사 스콜은 올해 청산했다. 지난해에는 란투게임즈에서 테라 IP를 활용한 '테라클래식'을 내놓았다. 올 초에는 레드사하라에서 '테라히어로'를 출시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상반기 레드사하라는 매출 87억원, 순손실 38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그룹 내 모회사 인력이었던 테라 개발진들을 '블루홀스튜디오'로 물적분할했다. 대신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펍지 인력을 모회사로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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