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업권법 추진
규제대상 사업자 정의, 대안있나
④영국·프랑스 등 시장의견 수렴해 규제·비규제 사업자 구분 세분화
내년 3월 특금법 시행(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을 앞두고 가상자산 산업 지원을 위한 업권법(특정산업에 대한 근거법) 추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가상자산의 특성을 구체화하고 가상자산 사업 지원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며 동시에 거래 활성화에 따른 투자자보호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업계는 금융상품의 일환으로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자산에 특화된 업권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팍스넷뉴스는 업계가 바라는 가상자산업권법(가칭)안과 현재 산업 육성을 가로 막고 있는 장애요인을 알아봤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기자] 가상자산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내년 3월 이후 부터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해야한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아 업계 내 상당수의 기업은 해당기업이 VASP에 포함되는지 아닌지 명확하게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통과된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정의를 6가지 유형의 서비스 제공을 '영업'으로 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6가지 유형은 ①가상자산을 매도·매수하는 행위 ②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하는 행위 ③가상자산을 이전하는 행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④가상자산을 보관 또는 관리하는 행위 ⑤1과2의 행위를 중개·알선하거나 대행하는 행위 ⑥그밖에 가상자산과 관련해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 조달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영리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행위하면 '영업'을 하는자로 본다.


문제는 '가상자산'의 범위와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자산사업자의 정의를 내리다보니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작업 중인 특금법 시행령 세부사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려면 고객확인 의무와 함께 ▲사업자 고객자산과 사업자 자산분리 예치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개설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 라인 안에 들어서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아닌 '비규제' 라인에서도 사업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두거나, 신고의무 기준이 다소 완화되길 바라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금융협회 역시 업권법을 마련할 때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고, 관련 과정에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가상자산금융협회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기준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앞서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유럽국가의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FCA가 제시하는 가상자산사업자 승인여부 확인 체크 리스트 "나는 FCA 승인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앞서 영국의 금융감독청(FCA)은 2019년 1월 가상자산에 관한 규제경계 가이던스 초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공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접수된 의견을 토대로 최종 규제경계 가이던스를 밝혔다.


최종 규제경계 가이던스에 따르면 FCA는 가상자산을 규제 대상 토큰과 비규제대상 토큰으로 분류하고 규제 대상 토큰을 다루는 기업은 FCA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후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FATF)의 권고사항을 반영해 자금세탁방지규정을 개정하고 가상자산사업자 의무등록 제도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FCA는 가상자산을 용도·특성별로 세분화 하고 교환거래형 토큰, 유틸리티토큰은 비규제대상 토큰으로 분류, 스테이블코인은 사안별로 규제 적용 여부를 따지고 있다. 규제대상 토큰은 증권형 토큰과 전자화폐형 토큰이다. 이들 토큰과 관련한 토큰 발행인, 채굴자, 트랜잭션 처리자, 거래플랫폼, 지급결제사업자, 지갑사업자, 수탁보관업자, 금융중개업자, 투자자는 구분해 개별 서비스에 따른 규제대상 행위 유형을 제시했다. 또 FCA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기업이 궁금해 하는 사항은 별도 질의·응답(Q&A) 제시를 통해 각 사례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FCA 투자자보호를 위해 양도성 증권의 성격을 가진 토큰이 규제 시장에서 거래 될 때 발행인이 투자설명서를 발간하도록 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시 요건은 토큰발행인의 면제규정 적용에 따라 증권의 유형에 따라 차이를 두도록 했다.


프랑스 시장규제위원회(AMF) 역시 디지털자산 사업자에 대한 합리적 규제 체제 마련을 위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의무등록과 자율선택 특별 규칙을 마련했다. AMF는 DASP(디지털자산 서비스업자)에 대해 정의하고 AMF 등록의무화 대상과 인가 자율선택 대상, 규칙 등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특금법은 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 형태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해석이 모호한 부분이 발생한다. 헥슬란트는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스테이킹, 커스터디, 지갑서비스, 토큰발행 등의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자는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될 확률이 높으나 ▲ICO 투자에 참여하는 VC가 토큰 투자를 집행하는 경우 ▲탈중앙화 거래소를 통한 토큰 거래 ▲서비스 운영사의 커스터디 위탁 ▲노드 대행 운영 ▲가상자산과 결제가능 포인트로의 교환 비즈니스 등은 해석이 모호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박종백 태평양 변호사는 "현재의 법 기준으로는 가상자산 거래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증권형 토큰을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으로 규율하고, 지급수단·교환매개로서의 토큰을 전자금융거래법 상에서 처리하고, 주식·사채·수익권 등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발행할 경우 전자등록법(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에서 처리하고자 하면 모두 빈틈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금융협회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출현으로 등장한 가상자산은 그간 암호화폐, 가상통화에 이어 디지털자산으로 불리며 다양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과 글로벌 추세를 고려하면서도 국내 실정에 맞는 업권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가상자산업권법 추진 6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