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셀트리온 3사 합병이 추진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안고 있는 이익과 현금 유입의 괴리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회계적인 관점에서 독특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매년 수백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내고 있으나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에선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사업보고서에서도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별도기준 지난해 매출액 1조1567억원, 영업이익 832억원, 순이익 61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면에서 괜찮은 우량 기업이다. 그러나 이 회사 현금흐름표 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52억원으로, 현금 유입은커녕 적지 않은 돈이 이 회사에서 빠져나간 셈이 됐다.
이는 셀트리온이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납품한 뒤 일정 규모의 현금을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의 해외 판매를 독점적으로 맡아 수행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입장에선 물건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아두더라도 어느 정도의 구매 대금을 셀트리온에 지불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 제품 일정량을 해외에 내다팔아 이익을 챙기더라도, 그 이상의 현금을 셀트리온에 줘야 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 현상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되는 이유로 간주된다.
거꾸로 셀트리온 입장에선 이런 구조가 상당량의 매출채권 발생 배경으로 작용했다. 셀트리온의 재무제표에 지난해 기록된 매출채권은 총 6903억원으로, 매출액 9819억원의 70%(별도기준)가 넘는다. 자사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겨 매출 및 이익이 발생하고 현금도 유입됐으나, 받지 못한 판매대금도 꽤 많다는 뜻이 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오래 전 셀트리온 제품의 해외 판매를 위해 나서는 곳이 없어 서정진 회장 개인이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를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며 "다만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을 판 것은, 두 회사가 하나였을 경우, 생산부서에서 영업부서로 제품을 옮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해결책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실적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개선되고, 셀트리온의 매출채권도 줄어든다. 그러나 근본적인 방안은 셀트리온 3사가 합쳐 '통합 셀트리온'이 출범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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