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자본재조정 벤처펀드 출범 '산넘어 산'
캡스톤, 어렵게 LP 승인 얻어 추진…펀드 '비히클' 문제 발목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국내 첫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 벤처펀드 출범이 예상치 못한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기존 벤처펀드 출자자(LP) 승인과 신규 LP 모집은 원활하게 진행됐지만 결성 막바지 펀드 '비히클(투자 기구)'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캡스톤파트너스는 결성을 진행 중인 국내 1호 자본재조정 벤처펀드의 투자 기구를 벤처투자조합이 아닌 창업·벤처 전문 사모투자전문회사(PEF)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에는 펀드 출범이 예상됐지만 투자 기구 변경 등으로 최종 결성 시점은 11월로 미뤄질 전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벤처투자 시장 선진화를 목적으로 지난 8월부터 시행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촉법)'이 발목을 잡았다. 벤촉법에 따르면 앞으로 신규 결성하는 벤처투자조합은 창업 7년 이내 벤처기업에 약정총액 20%를 신규 투자해야 한다. 현행법상 앞으로 벤처투자조합은 80% 이상 구주에 투자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캡스톤파트너스가 조성 중인 자본재조정 벤처펀드는 구주에만 100% 투자하는 세컨더리펀드로 볼 수 있다. 투자 대상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프로젝트펀드 성격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기구를 벤처투자조합으로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자본재조정 벤처펀드는 '캡스톤3호 벤처투자조합'이 보유한 투자자산 전량을 신규 펀드로 이관하는 형태로 운용한다. 인수 자산으로는 드라마앤컴퍼니, 직방, 마이리얼트립, 샌드버드, 왓챠 등 수천억원의 기업가치를 기록하고 있는 예비 유니콘의 지분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번 자본재조정 벤처펀드는 국내 벤처캐피탈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례다. 반면 미국 등 선진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벤처펀드 자본재조정은 일반적인 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알토스벤처스 등 해외 벤처캐피탈들은 펀드 자본재조정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정부, 정책출자자 등이 벤처펀드 주요 LP로 참여하고 있는 까닭에 새로운 시도에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캡스톤3호 벤처투자조합의 주요 LP인 한국벤처투자의 승인을 얻고 신규 LP로 한국성장금융을 확보하면서 펀드 결성이 원활히 이뤄지는 듯 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창업·벤처 PEF 조성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일부 자산운용사들의 사모펀드 환매중지 등 부실 운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에서는 PEF 운용인력 자격 요건을 신설하는 등 운용사(GP) 등록 심사를 이전보다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캡스톤파트너스의 자격 여부를 떠나서 이전보다 등록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일부 벤처펀드의 경우 벤촉법 시행 이후 투자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진 측면이 있다"며 "특히 세컨더리펀드 결성이 어려워진 것이 대표적이며 앞으로 벤처캐피탈들이 세컨더리 전문 펀드를 만들기 위해 벤처투자조합이 아닌 창업·벤처 PEF를 결성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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