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매출채권 급증, 중국 영향은
⑤ 현금회수기간↑ 현금회전율↓…업계 "화평정영 덕"

[팍스넷뉴스 김경렬 기자] 크래프톤은 연초부터 해외매출 증가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1분기부터 매출채권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현금회수기간은 3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매출채권은 59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1%(2242억원)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판호(유통허가증)가 막힌 중국 지역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의 유사 버전으로 추정되는 '화평정영(和平精英, 텐센트)' 수익이 매출채권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보고있다. 중국 측 결제기일 문제로 현금회수기간이 길어졌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아시아지역에서만 8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일으켰는데, 이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은 중국 정도다.



크래프톤은 최근 아시아지역에서 비약적인 매출성장을 거뒀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연결기준 지역별 매출은 아시아지역(국내 제외)이 8153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매출 비중은 전체의 74.97%를 차지했다. 북남미 1002억원(9.22%), 국내 862억원(7.93%), 유럽 608억원(5.59%)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지역 매출은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된 2017년(833억원) 대비 9.8배 증가했다. 아시아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절반이상으로 오르더니 지난해 74%를 넘겼다. 올해 상반기에는 87%까지 증가했다. 


아시아 매출은 모바일 게임 수익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모바일부문 매출은 7109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은 전체 영업수익의 80.12%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배그모바일 서비스를 종료했던 2018년 상반기 대비 4.5배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 수치와 플랫폼별 수치를 종합해서 따져보면 모바일 수익이 아시아지역에서 비대해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크래프톤이 출시한 주요 모바일 게임은 텐센트와 공동 제작한 배그 모바일이다. 배그 모바일은 2018년 3월 글로벌 출시됐다. 중국 유통은 텐센트가 맡았다. 당시 판호 문제로 수익모델(BM)은 넣을 수 없었다. 게임은 출시 1년여만인 2019년 5월 중단됐다. 동시에 텐센트는 중국에서 화평정영을 출시했다.


화평정영은 배그모바일과 같은 게임으로 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배그모바일 매출에 화평정영 수익을 포함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화평정영이 배그모바일과 사실상 같은 게임으로 크래프톤의 매출에 일조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배그모바일이 종료된 지난해 하반기 아시아지역 매출은 4982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57%(1811억원) 증가했다. 


올들어 크래프톤의 매출채권은 급증하는 것도 화평정영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분기 말 기준 크래프톤의 매출채권 잔액은 7048억원으로 전년(872억원) 대비 8.09배 증가했다. 해당분기 매출(5082억원)보다 매출채권 규모가 1966억원 컸다. 매출채권이 매출액보다 많은 것은 지난해 말에서 이월된 매출채권 중 회수되지 않은 건이 갑자기 많아졌다는 의미다. 매출채권 회수기간도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화평정영의 수익이 매출채권으로 들어왔다면 중국 측 결제일이 추가 반영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1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 비중은 139%로 지난해 말 93%에서 46%포인트(p), 전년동기대비 105%p 증가했다. 현금화 추이를 나타내는 평균회전율은 급격히 낮아졌다. 1분기 매출채권 평균 회전율은 3.79로 전 분기 대비 2.44 감소했다. 작년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11.63으로 두 자릿수 이상 회전율을 유지했지만, 이후 분기마다 7.84, 7.44, 6.23로 하락하다 올 들어 뚝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회수되기까지 위험감수를 위해 충당부채를 쌓는 등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었다. 


1분기 매출채권 평균 회수기간은 96일로 전 분기보다 38일 길어졌다. 한 달 남짓이던 지난해 동기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기간이다. 모바일 게임 수익이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 등 플랫폼을 거쳐 현금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최대 30일)을 감안하더라도 오랜 기간이다. 중국에서 화평정형 매출의 결제 시간이 필요해 90일이 넘는 기간이 걸린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크래프톤 측은 배그모바일과 화평정영이 다른 게임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도 화평정영에 대한 저작권 위반 소송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위메이드가 '미르의전설2'의 카피작에 지식재산권(IP) 침해 소송을 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두 게임은 같은 게임으로 추정된다. 아니라면 모바일에 기반한 아시아지역 매출 상승을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크래프톤과 텐센트의 관계는 돈독하다. 마샤오이(馬曉軼) 텐센트 부사장은 크래프톤 등기임원이다. 2대주주에 오른 텐센트의 자회사 'IMAGE FRAME INVESTMENT(HK) LIMITED'는 지난해 11월 크래프톤 보통주 23만826주를 추가 확보했다. 지분은 13.3%(106만2997주)로 늘었다. 해당 주식은 삼성스카이제일차(주)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스카이제일차를 통해 텐센트가 늘린 주식 수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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