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빅딜' 솔루엠, IPO 늦어지는 이유는?
회계감리 주체 혼선탓 증권신고서 제출 지연…금감원·한공회 역할 공방에 발목잡혀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8일 10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빅딜로 꼽히는 솔루엠이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은지 2개월이 되도록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회계 감리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IPO 추진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최근 솔루엠의 감리 '주체'를 놓고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간에 혼선이 빚어진 탓에 감리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솔루엠은 현재 IPO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계 감리를 받고 있다. 감리 대상 기업은 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한다. 지난 8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 받았지만 감리가 진행되면서 IPO는 잠정 중단됐다. 


회계 감리는 '지정감사'와 달리 모든 상장예정기업에 적용되는 의무사항은 아니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 중 일부만 감리 대상으로 선정된다. 지정감사 이후 일종의 2차 회계 검증이 이뤄지는 것이다. 지정감사인이 실시한 회계 검토가 철저했는지, 재무제표 작성이 회계기준에 맞게 제대로 됐는지 등을 금융감독원이나 한공회가 맡아서 확인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감리를 받는 것 자체가 기업 내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지난해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 기업에 대해서는 필수적으로 회계 감리를 거치는 쪽으로 기조가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솔루엠의 감리는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2개월 이내 감리가 종료되지만 솔루엠은 지난 8월부터 벌써 회계 감리만 3개월째 진행중이다. 연내 증시 입성을 위해 속도감있는 IPO에 나선 솔루엠로서는 감리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통상 IPO 기업의 감리는 한국공인회계사(한공회)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권한을 위탁받아 진행한다. 솔루엠 역시 당초 한공회의 감리를 받아왔다. 하지만 솔루엠처럼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있는 기업은 금융감독원이 직접 감리 대상이다.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있는 비상장 기업은 과거 유상증자 등 공모를 단행한 이력이 있거나 자본 건전성 등을 수시로 체크해야하는 금융기관 등이 해당된다. 감리에 나섰던 한공회는 뒤늦게 본인들 소관 기업이 아닌 것을 알고 업무를 금융감독원에 이관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감리 장기화의 원인이 기업 '내부' 문제보다는 '외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과 한공회가 감리 '주체'를 놓고 혼란을 빚으면서 감리가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솔루엠 입장에서는 감독 기관간의 혼선으로 사실상 2번이나 감리를 받게 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한공회 측은 솔루엠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2015년부터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생겼지만 이를 수행하지 않은 탓에 두 기관 사이에 감리 주체를 혼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솔루엠은 2015년 유상증자를 단행한 실적이 있지만 그간 사업보고서를 생략하면서 올해 6월 징계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공시 위반 사례를 조사하면서 뒤늦게 솔루엠이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있는 기업이라고 파악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징계를 받은 것은 한공회가 처음 감리에 착수한 8월 보다 2개월 전의 일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공회가 감리에 착수하기 전에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있는 기업인지 여부를 다시 파악했다면 '이중 감리'가 진행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우선 기업의 상장 일정에 차질이 없게 최대한 신속하게 감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회계심사국 관계자는 "연내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들의 감리는 다른 기업보다 먼저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며 "솔루엠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신속하게 감리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고 말했다. 


솔루엠은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2015년 설립된 전자부품업체다.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과시하면서 올해 하반기 공모주 시장 기대주로 거론되고 있다. 사업부문은 TV용 파워모듈, 모바일용 아답터 등을 생산·판매하는 전자부품 사업부문과 전자가격표시기(ESL), 사물인터넷(IoT) 부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ICT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9136억원, 영업이익은 513억원이다. 최대주주는 전성호 대표(2019년말 기준 지분율 16.7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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