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H 경영권 분쟁
스카이72사업권 획득..'호사다마'(?)
키스톤 2대주주 등극 직후 인천空 골프장 사업권 입찰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운영권을 획득한 것은 KMH의 기업가치에 긍정적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스카이72'라는 이름으로 운영중인 해당 골프장은 국내 골프장 가운데 수익성면에서 최상위권이다. KMH는 자회사 KMH신라레저를 통해 상당기간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MH가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운영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우연의 일치'로 여겨질 법한 일들이 여럿 있다.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사업자 선정 공고가 나오자마자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것이 대표적이다. 골프장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현재 반전 국면을 연출한 모양새가 됐다.


◆키스톤 출현과 스카이72 사업자 선정 공고 겹쳐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공사)가 영종도 내 유후 부지에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를 교체할 것이란 관측은 수개월 전부터 있었다. 현재 운영사인 스카이72와의 계약이 올연말로 만료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와 계약 연장 대신 경쟁 입찰을 통해 새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을 이미 공언했다.   


사업자 선정 공고는 9월1일 나왔다. 당초 계약 연장을 요구한 스카이72 측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업자 선정일정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인천공항공사가 입찰을 강행했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이하 키스톤PE)가 KMH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것은 공고일 보다 하루 전날인 8월31일이다. KB자산운용으로부터 25.06%의 KMH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해당 내용을 매도자인 KB자산운용은 9월2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는 9월3일 각각 공시했다. 


KMH는 자사의 2대 주주가 키스톤PE로 바뀐 사실이 공시된 9월2일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이날 신주인수권부사채(BW) 300억원어치 발행 계획도 함께 밝혔다. CB와 BW발행을 위한 이사회는 9월1일 열렸다. 이사회 결의 당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해당 내용을 곧장 통보했다. 


정확히는 KMH의 CB와 BW 발행 공시가 먼저 나왔고, KB자산운용의 지분 매도 공시가 뒤이었다. KMH가 KB자산운용과 키스톤PE의 2대 주주 지분 거래가 이뤄진 직후 CB·BW를 발행키로 했고, 이같은 사실을 선제적으로 시장에 알린 셈이다.


◆500억 메자닌 발행해 종잣돈 확보·경영권 분쟁 대비


KMH는 CB와 BW를 발행하는 목적이 '신규사업 확대'라고 대외에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실탄으로 CB와 BW로 조달한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해석을 유도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KMH컨소시엄의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프로젝트는 KMH가 프로젝트 총괄 및 재무적 투자를 담당하며, 자회사 KMH신라레저가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은 설득력을 얻는다.


통상 대규모 이권이 오가는 국책사업 또는 공공 발주는 꽤 오래 전부터 사업 계획이 준비된다. 잠재적 입찰 후보를 물색하는 절차도 거친다.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있는 곳들 역시 관련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사업권 역시 공고가 나기 전부터 '여러 곳의 골프장을 소유 및 관리하는 중견기업'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흘러나왔다.


해당 보도는 인천국제공항 골프장에 관심을 가지는 중견기업을 '지금 3곳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라고도 소개했다. 이같은 보도를 토대로 다수의 업계 종사자들이 여주(신라CC)와 파주(파주CC), 청주(떼제베CC)에서 골프장을 운영 중인 KMH를 유력 후보로 점찍었다. 


KMH는 상당 시일을 두고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 선정 공고가 나자마자 실탄 확보 차원에서 500억원 어치의 메자닌(Mezzanine)을 발행키로 한 것만 봐도 그렇다. 아무리 사모로 발행한다 하더라도 수백억원 대 메자닌 발행을 며칠 만에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금융투자(IB)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키스톤PE는 그런 와중에 KB자산운용으로부터 2대 주주 지분을 매입, 경영권과 미래 사업계획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로 부상하게 됐다. KMH가 발행할 CB와 BW는 전량 최대주주인 최상주 회장 측이 매입키로 했다는 점은 반전 카드다. 이들 CB와 BW가 추후 벌어질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일방적으로 최대주주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사업을 위해 발행하는 CB와 BW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셈이다.


◆구본환 前 사장 퇴임일에 스카이72 사업자 선정


KMH에게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사업권은 여러 마리 토끼를 단 번에 잡을 수 있는 카드였다. ▲자신들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다 ▲CB와 BW발행 명분이 공고해지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키스톤PE에 비해 자신들의 사업적 역량이 뛰어남을 입증해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KMH가 입찰 주체로 내세운 KMH신라레저는 추석 연휴 직전인 9월29일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운영 사업자로 낙점됐다. 다만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측이 벌이고 있는 법정 분쟁 탓에 내년부터 사업을 당장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MH는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KMH의 절실함은 KMH신라레저가 제시한 입찰가에서도 드러났다. KMH는 2위와 3위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사업요율을 제시해 승기를 잡았다. 2위와는 6%포인트, 3위와는 20%포인트 가까이 격차를 나타내는 '통큰' 베팅을 했다.


해임된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마지막 선물이기도 했다. 구 전 사장은 태풍 위기에 소홀히 대응했다는 등의 이유로 불명예 퇴진했다. 인천공항공사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해임을 건의했고, 위원회는 9월 24일자로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구 전 사장은 재임 시절 특혜 시비를 피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골프장 사업자 선정시 입찰을 거쳐야 한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피력했다.


구 전 사장의 공식 해임일은 9월 29일이다. KMH신라레저를 인천국제공항 골프장 사업자로 선정한 바로 그 날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구 전 사장이 해임되기 전날인 9월 28일까지 입찰참가등록을 받았다. 해임 당일 오후 4시까지 입찰자들에게 사업요율을 골자로 한 입찰가를 제시토록 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낙찰된 곳이 KMH신라레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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