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즘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다
피아 분명한 국가·기업 경영이 더 위험하다는 지적도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가 올해 8월 베트남에 대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판정한 데 이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조만간 환율조작 조사를 시작하고 향후 보복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과거 치열한 전쟁을 벌였으나 지난해 기준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국이다. 수출 규모가 중국의 약 1.5배에 달한다. 베트남은 지난해 2월에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양국은 무역갈등에 휩싸이게 됐다. 


이처럼 국가 간 무역은 물론이고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다는 오랜 격언은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을 놓고 한 치의 양보없는 전쟁을 벌이다가도 공통의 이해를 위해 손을 맞잡는 사례도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국내외 법정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언젠가 공동 개발, 공동 생산 및 납품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뿌릴지 모를 일이다.


피를 나눈 형제 간의 경영권 다툼은 오랜 역사다. 현재도 한진그룹, 한국타이어그룹, 아워홈 등에서 확인된다.


특히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외부 세력까지 끌어들여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지분 경쟁을 펼치고 있다. 3자 연합이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면서 조원태 회장과 우호지분을 앞서고 있고 신주인수권(워런트) 공개 매수를 통해 사실상 약 6%까지 격차를 벌려놓은 상태다.


언뜻 보면 3자 연합이 다음 주총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자 연합 내부에 갈등이 있다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대한항공 흑자 전환 등 여론과 명분 싸움에서도 밀리는 형국이다. '3자 연합이 균열돼 조원태 회장 측과 손잡는 곳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는 계속 흘러나온다. 반대로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행보를 둘러싼 소문도 무성하다. 


이러한 국가간 협력과 갈등, 기업 경영권 분쟁이 모두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나는 스토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원히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게 더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피아가 명확한 경영이야말로 국가나 기업에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명동 시장의 한 관계자는 "자본주의 하에 돈으로 합종연횡, 이합집산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나치게 돈만 쫓으면 회복하기 어려운 신뢰를 잃는 수가 있다"며 "한진그룹 경영권 갈등을 놓고 온갖 소문이 나고 있는데 승자와 패자 모두 상처를 받을 것이고 현 구도가 깨져도 시장에서 신뢰를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A그룹과 B그룹 오너끼리 사적으로 친밀해 서로 일감을 밀어주고 있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들린다"며 "이는 해당 기업에는 손실을 끼칠 수도 있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비정하지만 국가나 기업 모두 이해득실을 따져 운영될 수밖에 없다"며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공공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어음할인율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입니다. 기업에서 어음을 발행하지 않거나 거래되지 않아도 매출채권 등의 평가로 할인율이 정해집니다. 기타 개별기업의 할인율은 중앙인터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공=중앙인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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