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장금융, 민간 모험자본 취지 '퇴색'
①뉴딜펀드 운용사 참여, 정부 재정 7조 유입…한국벤처투자와 차별성 상실 '우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이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형 뉴딜펀드 주요 출지기관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공공부문 역할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대표 민간 모험자본으로 출범한 기본 취지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한국성장금융은 설립 초기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이 출자한 정책자금으로 구성된 성장사다리펀드를 주로 운용하며 성장해왔다. 성장사다리펀드 규모가 컸던 까닭에 그 동안도 공공부문의 역할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성장사다리펀드, 성장지원펀드 등 3조7000억원 규모의 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해당 모펀드 자금은 대부분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공공기관이 출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성장금융은 공공부문 역할을 축소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키우기 위해 민간자금 중심의 모펀드 운용을 확대해 왔다. 그 성과로 시중 은행들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출자를 이끌어내며 반도체성장펀드, 핀테크혁신펀드 등 그동안 국내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민간 모펀드를 선보이는 성과를 냈다.


문제는 한국성장금융이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 주관사 참여하게 돼 그동안 민간 중심의 모펀드 운용 노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기존 운용자산에 7조원 규모의 정부 재정과 정책자금이 추가되면서 앞으로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 역할에 치우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책형 뉴딜펀드는 앞으로 5년간 매년 1조4000억원씩, 총 7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예산 7조원에는 정부 재정 3조원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4조원은 한국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이 투입된다. 


공공부문 역할 확대로 한국성장금융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와의 차별성도 상실할 수 있다. 한국성장금융은 정부 재정을 위주로 모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와 다르게 민간 중심 모펀드 운용을 통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출범했다.  


한국성장금융이 정책자금 출자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조직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헤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한국성장금융 내에는 정책자금 출자와 민간자금 출자가 혼재돼 있다. 한 실무자가 민간자금 모펀드와 정책자금 모펀드 운용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자금 모펀드와 정책자금 모펀드는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다. 민간자금 모펀드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책자금 모펀드는 수익성과 더불어 정책적 목적 달성이 중요한 펀드 조성의 방향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추가 출자자 확보와 운용 전략 등의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성장금융이 펀드 운용의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철저히 이원화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