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장금융, 금융위·산은 산하기관 '전락'
③이사회 등 주요 임원 금융위 인사 포진···'자율성·독립성' 훼손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이 출범 초기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운용자산의 공공부문 비중을 줄이고 민간부문을 확대하는 한편, 인사정책도 대주주격인 금융위원회와 한국산업은행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해 최대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성장금융은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사로 참여하게 되면서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 출자기관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문 비중이 커질수록 한국성장금융에 대한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금융위나 산업은행에서 이미 한국성장금융을 하급기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제점은 한국성장금융의 인사 정책이다. 금융위와 산업은행 등에게 여러 간섭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총괄(CIO)이 거론된다. 해당 CIO는 대표적인 금융위 측 인사로 평가된다. 금융위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정책금융공사(현 산업은행 합병)를 거쳐 2013년 한국성장금융의 전신인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에 합류했다. 


이후 그는 사무국장과 투자운용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3년 임기 CIO로 승진하며 사실상 8년간 CIO 역할을 맡아왔다. 국내 연기금, 모태펀드 등에서는 모펀드 운용 독립성 등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CIO를 교체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성장금융 최대주주를 견제·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직)들도 사실상 금융위측 인사로 구성돼 있다.  


많은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CIO의 임기를 2년에서 길어야 3년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공단의 CIO도 임기는 고작 2년에 불과하다. 성과에 따라 1년까지만 연임이 가능하다. 또 군인공제회도 CIO의 임기는 3년이며 연임 사례도 많지 않다. 최근 김재동 군인공제회 CIO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교직원공제회 3년, 행정공제회 3년, 공무원연금 2년, 과학기술인공제회 2년 등으로 CIO의 임기를 설정하고 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한국성장금융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라며 "민간 금융기관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정책자금 출자에 참여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성장금융이 공공부문 역할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아직 그만큼 덜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안타까운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한국성장금융이 민간을 대표하는 모험자본이 되기 위해선 인사정책의 독립성, 유능한 CIO 등 다양한 민간인력이 수혈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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