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M&A
뜻밖의 암초 '넷플릭스'…업계 "도 넘은 트집"
폐지 앞둔 '유료방송 합산규제' 여전히 영향력 발휘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모회사 KT와 넷플릭스의 제휴를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스카이라이프가 추진하는 케이블TV 인수합병(M&A)이 '국내 OTT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발(發) 변수에 민감한 케이블TV 시장은 '도 넘은 트집'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KT의 사업제휴와 스카이라이프의 인수 추진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국회의 지적이 정부 심사 과정에 악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3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3개월 만에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4911억원이다. 스카이라이프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기업결합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최대주주 변경허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 정부 심사 절차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현대HCN 물적분할 심사 과정에서 미디어 콘텐츠 투자 조건은 없다고 언론을 통해 못 박았었다. '생존을 위해 케이블TV 사업을 내다 파는 기업에 미디어 콘텐츠 투자를 강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 때문인데, 결국 정부가 말을 바꾸면서 현대HCN은 신사업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업계는 스카이라이프 심사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난관이 등장하는 건 아닌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 지적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8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윤영찬 의원은 "KT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했는데 그러면 국내 OTT는 어떻게 키울 것"이냐고 물으며 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M&A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통신사의 케이블사 M&A 확장을 위한 법 개정도 국내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것이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내 OTT 경쟁력 강화와 넷플릭스의 망사용료 대가는 과방위 국감의 주요 화두 중 하나다. 윤 의원의 발언에는 K-OTT를 키워야할 통신사가 해외 OTT와 손을 잡으면 미디어 자생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이는 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추진과도 상충한다는 얘기인데, 향후 정부가 이를 근거로 부관을 붙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방송통신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트집성' 발언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방송통신 업계 전문가는 "콘텐츠 차별화를 확보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은 것"이라며 "제휴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안 제시나 현안 점검 없이 제휴 자체를 문제 삼은 부분은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국회가 KT의 IPTV와 스카이라이프의 위성 방송을 동종 업종으로 보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 같은 시각은 오랫동안 스카이라이프의 발목을 잡은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반영돼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와 IPTV 사업자가 각각 시장점유율 33%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 규제 대상이 아닌 위성방송이 포함되면서 스카이라이프가 발목을 잡혔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지난 2018년 6월 일몰됐지만 국회가 후속조치를 내리지 않으면서 법적인 근거 없이 규제가 유지되는 기형적 상황이 연출됐다. 일각에서는 KT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경쟁사들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를 골자로 한 방송법·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지난 12일까지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완전 폐지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케이블TV M&A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언급한 전문가는 "KT의 넷플릭스 제휴 여부를 케이블TV M&A 요건으로 언급하는 것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당시의 시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여전히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를 비롯해 정부는 케이블TV M&A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공정 경쟁 환경을 만드는 데 몰두해야 하는 시기"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일몰된 만큼 KT와 스카이라이프의 사업 추진 내용는 별개로 보고 케이블TV 요건 완화 방침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넷플릭스 제휴는 전략적인 경영상 판단이라는 점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는 기업결합심사에서 KT와 다른 사업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할 계획이다. 한편 스카이라이프는 넷플릭스 제휴는 아직 계획에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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