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정의선 시대
마지막 퍼즐 '지배구조개편'
주력 계열사 지분율 여전히 미비…물밑서 다각도 자문작업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정의선 중심 체제'를 본격화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이다. 그가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의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몽구->정의선'으로의 그룹 지배구조 재구축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아차(17.28%)->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차 ▲기아차(17.2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차 ▲현대차(4.88)->현대글로비스(0.6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현대차(6.8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등이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고리 해소는 지배구조개편과 직결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의 근간이 순환출자이므로 자칫 잘못할 경우 지배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한 차례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의 반대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토대로 했다. 주요 내용은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모듈·AS부품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그룹 지배회사로 두는 틀이었다.


하지만 주주가치 훼손 우려 등이 부각됐다. 분할·합병비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현대모비스 존속법인과 분할신설법인의 비율은 순자산가치 기준 0.79대 0.21로 정해졌고, 현대모비스 분할신설법인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은 0.61대 1로 결정됐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알짜 사업인 AS·모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넘기는 대가로 존속법인 주식 0.79주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0.61주를 갖고 오게 돼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스스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중단했다.


한 차례 지배구조 개편안의 좌절을 맛봤던 만큼 시장의 반감을 사지 않는 방향으로 보완책을 마련해야되는 점은 여전히 정의선 회장에게 안겨진 과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할 때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 부회장이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은 여전한 핵심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한 계열사 지분이 많지 않다. 그가 현재 보유 중인 주요 계열사 지분은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엔지니어링 11.72% ▲현대차 2.62% ▲기아차 1.74% ▲현대오토에버 9.57% ▲현대모비스 0.32% 등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직접 승계하기보다 자신이 보유한 지분이 가장 많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적극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오를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은 ▲현대모비스 7.13%(677만8966주) ▲현대차 5.33%(1139만5859주) ▲현대제철 11.81%(1576만1674주) ▲현대글로비스 6.71%(251만7701주) 등이다.


압박이 확대될 전망이라는 점에서 지배구조 재편작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의선 회장 등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등의 일부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이상(비상장사)과 30% 이상(상장사)인 계열사만 해당했던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내부거래 규제대상을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 20% 이상인 곳으로 확대했고 이들이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정의선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단으로 정몽구 명예회장의 추가 지분이 기부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공익법인에 주식을 기부하면 지분율 5%까지 상속·증여세가 면제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종합물류유통업을 영위하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4.46%(보통주 167만1018주)와 광고업을 하는 이노션의 지분 9.0%(보통주 180만주)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 5%까지 상속·증여세가 면제된다는 점에서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한 정몽구 명예회장의 나머지 계열사 지분의 일부가 재단에 기부되는 방식이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이 추가 기부가 예상되는 대상이다. 시가로 환산하면 4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해 표면적으로 "지배구조개편도 중요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외환경을 고려할 때 경영에 보다 집중할 때"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물밑에서 다각도로 자문을 받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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