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합화학, 내년 IPO 행보는?
적자 전환·니콜라 투자 등 공모 흥행 우려…나스닥 진출 방안 고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한화종합화학이 2021년 기업공개(IPO) 추진을 다각도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것을 파악된다.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완료했지만 공식적인 주관 계약 체결을 맺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적자로 전환된 데다 미국 수소트럭업체 '니콜라'에 대한 투자 손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영 평판까지 저하되자 공모에 나서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은 10월초 외국 증권사 2곳을 상장 대표 주관사 후보군으로 추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주관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고 있다. 실무진 면담 일정도 계획하지 않은 상태다. 내년 증시 데뷔를 선언했지만 본격적인 IPO 준비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아직 주관사 확정은 검토 단계에 있다"며 "주관 계약 체결 시점이나 IPO 추진 일정 역시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은 8월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복수의 외국 증권사에 발송하면서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9월초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빠르게 진행하며 IPO 준비를 속도감있게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내년으로 전망되던 상장 계획의 변화가 예고된다. 한화종합화학은 미국 나스닥 상장 방안까지 고려하는 모양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사 후보군으로 추린 외국 증권사들은 실제 IPO를 추진하기에 앞서 상장 컨설팅을 받기위한 일종의 자문 기관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IPO 계획부터 구체화한 후 국내 증권사를 포함해 주관사단을 새로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이 IPO 추진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은 대내외 악재가 불거진 탓이다. 현재 적자 전환으로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데 더해 투자 실패로 경영 평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적자'로 전환된 실적이 부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반기 연결 기준 영업적자 규모는 1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반토막 난 상황이다. 지난해 반기 연결기준 8162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올해 반기 기준 4437억원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감소가 나타난 것은 석유화학 제품이 주요 산업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특성 때문이다. 기업 경기 변동에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석유화학 업종 기업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15%가량 줄어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니콜라 투자를 둘러싸고 평판이 저하되는 악재도 이어진다.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함께 총 1억 달러(한화 약 1200억원)을 투자해 주식 2387만5799주(6.13%)를 취득했다. 하지만 최근 니콜라가 '기술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이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니콜라 투자 실패는 투자 규모 보다 기업의 투자 안목이나 경영 판단 능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기업의 미래가치에 주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판 리스크'가 실적 부침 보다 IPO에 미칠 여파가 더 클 것이라는 평가다. 


한화종합화학이 IPO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은 공모주 청약 '흥행'이 필요한 사정도 있다.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 계획뿐 아니라 삼성그룹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회까지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종합화학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해 삼성물산과 삼성SDI 등이 지분 24.1%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신 2021년까지 IPO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IPO를 진행했지만 수요예측 경쟁률이 24대 1로 부진했던 점도 IPO 추진을 고려할 때 부담되는 부분이다"며 "한화시스템의 상장 후 주가도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한화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구 삼성종합화학)은 1988년 5월 설립됐다. 2003년 대부분의 자산과 부채를 현물출자해 한화토탈(구 삼성토탈)을 설립하고 지주사로 전환했다가 2014년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해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사업부문을 자체사업으로 확보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액(2019년 별도기준) 비중은 지주사업(배당) 35.0%, 석유화학사업 65.0%이다. 현재 상호는 2015년 4월 한화계열에 편입되며 변경됐다.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지분율 39.2%)를 포함해 한화계열사 지분율은 총 75.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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