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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액토즈, 모회사 현금창구
설동협 기자
2020.10.21 13:39:36
③ '묻지마식' 투자에 자회사 헐값 재매각까지 '논란'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15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게임사 셩취(옛 샨다게임즈)의 얌체식 비즈니스가 다시 노골화하고 있다. 과거 국부유출로 논란을 빚었던 한국 자회사 액토즈소프트를 여전히 자금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정황들이 최근 곳곳에서 재차 포착되고 있다. 최대주주라는 지위를 악용해 웃돈 매각, 헐값 재매입 등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는가 하면, 해외사업 확장을 명목으로 보유 현금을 탈탈 털어 홍콩으로 퍼나르게 한 것도 벌써 3년째다. 급기야 최근엔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핵심자산인 '미르의전설' 사업부문 물적분할까지 결정했다. 그룹 게임사업 구조조정을 위한 결정이란 게 회사의 공식입장이지만, 업계 사이에선 액토즈소프트를 앞세운 셩취의 국부유출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셩취게임즈(이하 셩취)가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를 앞세워 이득을 챙긴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반복적으로 행해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셩취는 위메이드와 '미르의전설2'(이하 미르2) 지식재산권(IP)을 둘러싼 분쟁 과정에서 액토즈를 자사의 든든한 흑기사로 내세웠다. 이후에도 액토즈의 자산을 활용하고 있는 데 그 방법은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


◆ '미르2' 공동저작권 지위...위메이드 견제 들어간 액토즈


셩취는 PC 게임 '전기세계' 출시 이후, 2010년대 중반 들어 미르2 IP를 활용한 웹게임, 모바일게임 개발에도 착수했다. 문제는 셩취의 권리였다. 셩취는 공식적으로 PC 게임이었던 '미르2'에 대한 서비스 권한만을 확보했을 뿐이었다. 다른 플랫폼 기반에서는 미르2 IP를 활용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셩취가 위메이드와 어떤 방식으로든 모바일 게임 관련 계약을 맺었고 로열티를 지급했으나, 2016년 무렵 위메이드는 더 이상 셩취에게 미르2와 관련된 수권서를 갱신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발표했다. 여기에서 수권서란 중국에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할 때 필요한 권한들을 허가하는 일종의 위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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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여겨 볼 점은 액토즈의 포지션이다. 셩취를 모회사로 뒀던 액토즈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정당한 수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오히려 셩취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하는 위메이드 측과 정반대 입장의 성명을 내놓는 등 모회사의 든든한 방패막을 자처한다. 나아가 위메이드가 셩취와 체결한 미르 계약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IP 공동저작권자 견제에 나섰다. 


액토즈가 위메이드의 발목을 잡은 이유는 뭘까. 당시 액토즈 대표이사는 장잉펑 셩취(당시 샨다게임즈) 대표가 겸직하고 있었고, 실질적 이사회의 구성원도 모두 셩취 측 인사로 채워져 있었다. 사실상 셩취와 독립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었단 의미다. 액토즈가 첫 배임 혐의에 휩쌓인 것도 이 시기다. 자사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보인다는 게 그 이유였다. 


같은해 11월, 결국 액토즈와 위메이드 소액주주들은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에 비춰 회사 및 그 주주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액토즈는)정당한 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며 액토즈 임원진을 상대로 소송까지 벌어지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액토즈는 현재까지도 셩취측의 직접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올 상반기 말 사내이사 구성원을 보면, 모두 최대주주인 셩취와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 


◆ 액토즈, 865억 웃돈 주고 산 아이덴티티...헐 값에 재매각


2012년 10월 액토즈는 아이덴티티 주식 53만2066주(지분율 20.5%)를 1135억원에 인수했다. 아이덴티티는 셩취의 자회사인 셩취게임즈 인터내셔널이 보유하던 게임사다. 문제는 아이덴티티에 대한 기업 인수 가치가 적정했느냐다. 일각에선 액토즈소프트가 막대한 부채를 떠안으면서까지 해당 게임사를 사들일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액토즈는 2011년 말 부채총계가 340억원 남짓했으나, 이듬해 1272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년 대비 275% 증가한 수치다. 늘어난 부채 구성을 보면, ▲단기차입금 428억원 ▲지급채무 610억원 등이다. 인수 직전 액토즈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약 15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차입금 및 채무 대부분이 아이덴티티 지분 인수에 투입된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덴티티의 기업 가치는 어땠을까. 인수 당시 재무 현황을 보면, 아이덴티티의 식별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치는 총 1320억원 규모다. 이 중 액토즈가 가져갈 보유지분율을 대입하면 에쿼티밸류(Equity Value, 지배지분가치)는 270억원 가량이었다. 


액토즈의 총 인수 대가는 에쿼티밸류 대비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사실상 지배지분가치 보다 4.2배 이상 비싸게 사들였단 의미다. 인수 대가에서 에쿼티밸류의 차액인 865억원은 영업권으로 인식됐다. 영업권은 피인수사의 초과이익창출력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기업인수로 지급한 대가가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발생한다.


액토즈가 865억원 가량 웃돈을 줘가며 아이덴티티를 사들인 이유는 '게임 판권확보를 통한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감 차원이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4년 액토즈는 아이덴티티에 대한 영업권 손상차손 500억원을 인식한다. 사실상 아이덴티티의 인수가액이 기업가치 대비 과도한 수준이었다는 걸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액토즈는 올해 4월 아이덴티티 보유 지분을 302억원 가량에 셩취와 아이덴티티에 전량 매각했다. 아이덴티티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적자를 기록 중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액토즈소프트가 셩취에게 웃돈을 줘가며 인수한 기업을 헐 값에 되판 셈이 됐다. 셩취의 국부유출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 '돈 먹는 하마'된 액토즈 홍콩 법인...3년새 유증만 645억 규모


액토즈는 2017년 6월 홍콩에 100% 자회사인 홍콩 법인을 세웠다. E스포츠(E-Sport) 및 지식재산권 사업 확대 등이 설립 이유다. 같은 해 11월 액토즈는 홍콩 법인 주주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투자를 단행한다. 약 207억원 규모다.


지난해에도 같은 형식으로 두 차례에 걸쳐 254억원을 홍콩 법인에 투자했으며, 올해 들어선 184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출자 사유는 모두 '해외사업강화' 목적이다. 


액토즈가 약 3년간 홍콩 법인에 조달한 금액만 약 645억원 규모에 이른다. 액토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627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투자였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홍콩 법인은 설립 이래 단 한 차례의 매출도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영업과 관련된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홍콩 법인은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왔으며, 누적 손실액은 약 34억원에 달한다. 최근 셩취의 액토즈를 앞세운 국부 유출 의혹이 다시 제기되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홍콩 법인은 올해 반기 기준 약 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나, 이마저도 사실상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아닌 지분 투자에 의한 금융 수익으로 판단된다. 홍콩 법인은 '카카오게임즈'와 '세븐로드 홀딩스(7Road Holdings)' 지분을 각각 1.2%, 2.97% 보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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