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신한·오렌지 '장점'만 취한다
신한 '전국적 영업망과 성장률'…오렌지 '수익성과 건전성'

[팍스넷뉴스 신수아 기자] 신한금융그룹(이하 신한금융) 내 두 보험사의 합병 작업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신한금융은 각 사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내겠다는 청사진이다. 최근 합병을 위한 세부 일정과 사명 등 밑그림을 확정짓고, 인사·상품·재무 등 공통 업무를 통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은 최근 신한생명보험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사명을 '신한라이프보험'으로 결정했다. 통합 사명을 두고 장고를 이어 온 신한금융은 사명 선호도 조사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지었다. 당초 거론됐던 '신한생명, 신한라이프, 신한오렌지라이프' 세 가지 안 중에서 양사의 이미지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름으로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통합 보험사의 본점 소재지는 서울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신한 L타워다. 그러나 당분간은 서울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현 오렌지라이프 본사 건물도 이용할 예정이다. 인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L타워만으로는 수용이 어려운데다, 오렌지라이프 본사의 임차 기간도 아직 2년 정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존속법인은 신한생명으로 결정됐으며, 합병이 완료되면 오렌지라이프주식회사 법인은 소멸된다. 합병기일은 내년 7월 1일이다.


신한금융은 일찌감치 합병 추진을 위한 공동경영관리위원회 '뉴라이프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운영해왔다. 신한생명 성대규 사장을 비롯해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사장과 핵심 임원들이 참여한 조직이다. 최근까지도 수시로 회의를 열어 재무·상품·인사·IT 등의 통합 작업을 논의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 내부 관계자는 "양사 인력은 통합법인 출범후 재배치될 예정"며 "재무·계리·리스크 등 핵심 부서를 중심으로 양사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장점은 명확하다. 먼저 신한생명은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지역 사회에 파고드는 설계사 조직을 통한 대면영업과 텔레마케팅(TM)이 강점이다. 특히 이 같은 촘촘한 영업망 덕분에 시기를 타지 않고 꾸준히 자산을 늘려올 수 있었다.


실제 2017년 29조7254억원이었던 총자산 규모는 매년 수조원씩 늘어나 지난해 말에는 34조1793억원까지 확대됐다. 올 상반기 총자산은 34조9470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연말 기준 35조원의 벽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연금보험과 변액보험을 주로 운용하는 특별계정자산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 3조405억원이던 특별계정자산은 지난 상반기말 기준 3조6251억원으로 늘어났다.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 규모는 신한생명과 비슷하지만, 성장률은 둔화세를 그리고 있다. 2017년 31조4554억원이었던 총자산은 이듬해 32조7441억원, 지난해 말 기준 33조8713억원으로 연간 1조원 규모씩 늘어났다. 특히 상반기 기준 총자산 규모는 33조8393억원으로, 지난 연말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변액보험의 강자로 불리웠던 오렌지라이프지만 특별계정자산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2017년 5조5784억원이었던 특별계정자산은 올 상반기 기준 5조1066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건전성과 수익성 면에선 오렌지라이프가 앞선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은 각각 1254억원, 2701억원으로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이 신한생명의 두배 규모다. 


영업이익률도 오렌지라이프가 현저하게 앞선다. 오렌지라이프의 지난 3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이 6.2%인데 반해 신한생명의 영업이익률은 2%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상대적으로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오렌지라이프가 우수하다. 상반기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ROA와 ROE는 각각 0.81%, 7.03%였으며, 신한생명의 ROA와 ROE는 각각 0.44%, 6.98%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 역시 오렌지라이프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지급여력비율(RBC)은 4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 건전성의 척도로 불리우는 지표로, 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입거나 혹은 자산가치의 하락 시에도 보험계약자에 대한 채무를 얼마나 이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는 한 발 앞선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정책 덕분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일찌감치 유럽기준으로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관리를 해왔다. 기존 지급여력제도에서는 보험부채의 잔존만기를 최장 20년 이상으로 계산하도록 했으나, 오렌지라이프는 실질적인 보험 부채의 잔존만기가 더 길다고 판단해 자산을 장기채권 중심으로 운용해 온 것이다. 


금융 당국이 부채 잔존만기를 최장 30년까지 확대하자 국내 보험사들은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을 축소시키기 위해 앞다투어 장기채 매입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장기채를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운영해 온 오렌지라이프는 여유가 있었다. 듀레이션 갭이 커질 수록 리스크가 커져 RBC비율은 하락한다. 이미 듀레이션 갭의 차이를 줄여 놓은 오렌지라이프는 하방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의미다. 


반면 100% 후반대에서 200% 초반대의 RBC비율을 유지해 온 신한생명은 그룹 지원과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유지해 왔다. ALM 정책은 재무 통합과정의 핵심 사안 중 하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생명이 그룹사의 영향력 아래 있으며 안정적으로 자산을 키워 온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글로벌 그룹 스탠다드에 맞춰 회사를 운용해 왔다"며 "통합 과정의 중요 결정사항이 대부분 윤곽을 드러낸 만큼 재무적인 강점이 희석되지 않도록 통합해야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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