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高금리 '기안기금' 역풍맞을라
아시아나 이어 대한·제주항공도 기안기금 신청…금리7%·짧은 대출기간 적용
대한항공 / 제주항공


[팍스넷뉴스 윤신원 기자]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이 줄줄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신청에 나선 가운데 이들의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아 항공사 경영정상화에 오히려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항공이 고심 끝에 정부에 기안기금 지원을 신청했다.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제주항공의 기금 지원 충족 요건과 지원 규모 등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이르면 이달 말 지원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역시 기안기금 신청 방침을 밝히고 자금 규모와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이 각각 기안기금 2·3호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항공사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첫 기안기금 지원 대상이 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신용등급(BBB-)이 낮은 탓에 2조4000억원을 지원받으면서 최소 7% 이상의 금리가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 이자만 최소 1680억원이란 얘기다. 제주항공 신용등급도 높지 않은 것으로 예측돼 이와 비슷한 금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신용등급(BBB+)을 고려하면 4%대 금리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의 기안기금 조달금리가 1%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여수신금리(예대율차)차이만 6%p 안팎에 달하는 등 하이일드 채권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제주항공과 대한항공 지원 규모가 각각 2000억원과 1조원 안팎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이 2000억원을 7% 금리로 지원받는다 가정하면 제주항공은 매년 140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대한항공도 1조원을 4% 금리로 단순 계산시 400억원의 이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이 매년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다. 증권업계는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올해 모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각각 3128억원, 2732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며, 대한항공은 1725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이자 상환 여력조차 없는 셈이다. 


대출기간도 지나치게 짧다는 분석도 있다. 기안기금 대출기간은 3년으로 3년 이내 분할 상환 혹은 일시 상환 방식이 적용된다. 그런데 최근 한국기업신용평가는 여객 수요 회복 시점을 2023년으로 전망했다. 특히 항공 여객 수요의 기반이 되는 여행 수요 회복 시점은 더딜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질적으로 항공사들의 실적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설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당장 유동성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겠지만 사실상 기안기금은 고금리 사채에 가깝다"라며 "업계에서는 기안기금을 '최후의 보루'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언제까지만 버티면 된다'라고 하는 시점이 없는 상황에서 수백억대 이자에 원금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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