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증시 데뷔, '따상' 유지 못한 이유는?
몸값 고평가 논란 지속…'대주주 양도세' 이슈 탓 '매도 우위' 시장 상황도 한몫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증시 데뷔 후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했지만 이내 20만원대로 주가가 하락해 장을 마쳤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10조원대의 기업가치까지 인정받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 내년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 강화 조치를 앞두고 주식 시장 분위기가 매수에서 매도 우위로 전환된 점도 주가 상승을 제한했다는 평가다.


빅히트는 1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 주가 25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상장 직후 9시께 주가가 35만1000원까지 오르면서 일명 따상을 기록하긴 했지만 10시 30분을 기점으로 20만원대 가격대로 주가가 고착됐다.


빅히트의  다른 대어급 IPO 기업들에 비해 주가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했다.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빅히트가 상한가를 유지하지 못한 데는 우선 엔터주(株) 투자에 대한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은 점이 한 몫했다는 평가다. 빅히트가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면 시가총액은 11조원을 넘어서는데 이는 지나치게 고평가된 가격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 주가만 봐도 하나금융투자(38만원)를 제외하고서는 16만원~29만원 수준이다. 


사실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공모가(13만5000원) 자체가 고평가됐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소속 가수인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고 플랫폼 기업으로 기업 성격을 바꿔 미래 성장을 도모하고 있지만, 이런 빅히트의 잠재력은 이미 공모가 수준에서 충분히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4조8000억원)만으로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SM의 주가를 모두 합친 가격을 넘어선 것 자체가 '고평가'라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BTS의 인기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지만 다른 소속 가수들 중 대어급 가수가 없어 사실상 '원아이템' 기업이란 한계도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일으킨다"며 "4~5조원대 상장 몸값이 이미 BTS의 인기, 플랫폼 기업으로서 성장성까지 충분히 반영된 가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첫날 8조원대 시가총액으로 장을 마쳤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며 "따상 수준의 10조원대 기업가치는 앞으로 빅히트가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실히 하면서 후속 인기 가수들을 육성하는 능력을 입증했을 때 재평가되는 몸값일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빅히트의 상장 시점의 한계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내년 4월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내려 양도차익의 22∼33%(기본 공제액 제외, 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현재 주식 시장이 매수에서 매도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세를 위한 대주주 판단 기준일이 올해 연말인 탓에 연내 투자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향후 빅히트의 주가가 추가로 오르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일정 수준 차익을 거둘 만큼 주가가 형성됐을 때 빠르게 처분하는 것이 세금을 감안해 더 이득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주식 투자자들의 경향이 중장기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단기 차익 실현 쪽으로 이동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했을 때만 해도 매수 우위의 시장인 덕분에 2일, 3일 연속 '따상'이 가능했다"며 "양도차 이슈가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는 시점에 빅히트가 상장하지만 않았어도 따상 행렬이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빅히트는 2005년 설립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BTS와 다른 소속 가수들의 앨범, 공연 판매 수익 뿐만 아니라 캐릭터 등을 활용한 지식재산권(IP) 사업과 플랫폼(위버스) 사업 등을 영위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2020년 상반기 연결 기준 2940억원, 영업이익은 498억원, 순이익은 332억원이다. 최대주주는 방시혁 대표로 주식 1237만7337주(지분율 34.7%)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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