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 창립 60주년
'도약과 약진' 꽃을 피우다
이운형 2대 회장, 재계 40위권 기업 성장 일궈
세아그룹이 창업 60주년을 맞이했다. 창업주인 고(故) 이종덕 회장이 낡은 조관기 한 대를 가지고 제조업에 첫 발을 내디딘 이래 세대를 거치며 세아는 국내 굴지의 철강기업으로 성장했다. 반세기가 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기업들의 탄생과 소멸이 있었지만 세아는 하나로 똘똘 뭉쳐 미래를 향한 수레바퀴를 쉬지 않고 굴려왔다. 이제 세아는 백 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 앞에 다시 섰다. 


(사진= 故 이운형 회장이 1980년 부산파이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섰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세아그룹 역사에서 1980년은 큰 전환점으로 기억되는 해다. 창업주인 이종덕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장남인 이운형 사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이기 때문이다. 당시 34세의 젊은 경영인이었던 이운형 사장은 선친이 이룩한 성장을 토대로 제2의 도약을 만들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도약의 출발점은 그룹 출범이었다. 부산파이프(현 세아제강)는 1995년 국내외 22개 계열사를 포함하는 그룹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이운형 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룹체제로의 전환은 지속적인 기업 성장과 21세기형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이 회장의 강한 의지가 깔려있었다.


이운형 회장이 경영권을 쥘 당시만 해도 부산파이프는 국내 강관시장 선두주자로서의 위상은 다졌지만 아직은 강관만 생산하는 단일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안타깝게 타계한 2013년까지 세아그룹을 매출 약 6조원에 40여개의 계열사를 둔 대기업집단 반열에 올려 놓았다.


이운형 회장은 2세대 경영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힐 만큼 유능한 경영자였다. 이 회장은 주력사업이었던 강관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저성장 구조를 벗어나기 위한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기업 외연 확장과 사업다각화로 연결됐다. 이 회장은 창업강원(현 세아특수강), 기아특수강(현 세아베스틸) 등 굵직한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잇달아 해내며 강관에 국한됐던 사업영역을 선재, 특수강으로까지 넓힌 주역이었다.  


특히 2003년 기아특수강을 인수한 일은 이운형 회장의 획기적인 업적 가운데 하나였다. 세아그룹은 기아특수강을 인수하며 재계 40대 기업군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인수를 추진할 당시 기아특수강은 자동차용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최고의 특수강 제조기업이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사태와 맞물리면서 법정관리라는 무거운 굴레를 쓰게 됐다. 이 회장은 기아특수강 공매 입찰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고 4100억원에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세아그룹의 기아특수강 인수는 그 해 철강업계 10대 사건 중 높은 순위에 오를 만큼 큰 화제를 뿌렸다.


(사진=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


기아특수강은 세아그룹에 인수된 이후 곧바로 사명을 세아베스틸로 변경했다. 이운형 회장은 인수에 그치지 않고 이후 5년간 6000억원에 달하는 추가적인 투자와 설비 증설 등을 단행해 생산능력을 종전대비 2.5배 가량 키웠다. 세아그룹은 기아특수강 인수와 추가 투자에 힘입어 2008년 창업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인 그룹 매출 5조4290억원을 달성하는 등 기념비적인 성취를 남겼다.


이운형 회장은 세계화에도 앞장섰다. 세계적인 강관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아시아, 중동, 미주지역으로 현지법인을 대폭 확대하는 적극적인 수출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세아제강은 1981년 업계 최초로 '1억불 수출의 탑', 2009년에는 '4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한국 강관 수출사(史)를 새롭게 썼다.


이운형 회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그룹을 지휘한 훌륭한 수장이었다. "철은 많은 혜택을 주면서도 변하지 않는다. 늘 처음 모습 그대로다. 어찌 보면 철과 같은 마음은 굉장히 겸손한 마음이다" 이는 이 회장이 2012년 '언스트앤영 철강 부문 최고기업가상'을 받는 자리에서 했던 인터뷰 가운데 한 토막으로 그가 중시했던 경영철학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었다. 


창업주인 이종덕 명예회장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업자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졌다면 아들 이운형 회장은 섬세한 포용력을 가진 부드러운 지도자로 명성을 떨쳤다. 겸손과 감사, 기본과 원칙에 충실했던 그의 경영방식은 이제 3세대로 고스란히 전승되고 있다. 선대회장들의 유지를 이어 투명한 경영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백 년 기업 세아가 되길 응원하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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