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만 눈물?' 빅히트 투자 기관도 좌불안석
보호예수 탓 관망만, 공모가 하회시 손실 현실화…IPO 시장 위축 '우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후 주가 추이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자 개인에 이어 기관도 투자 손실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기업공개(IPO) 때 주식 의무 보유 확약(보호예수)을 맺은 기관들이 그 대상이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보호예수가 풀려 주식 매도가 가능한 시점 이전에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기관과 개인 모두 투자 손실을 보면서 자칫 공모주 투심(투자심리) 위축과 IPO 시장 불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히트는 20일 주가가 18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전날 종가(18만9000원) 대비 3.44% 하락한 수치다. 


빅히트의 주가는 상장 이후 4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장 첫날 주가는 시초가(27만원) 대비 4.4% 떨어진 25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어 이튿날에는 전일 대비 22.3%, 상장 3일차인 19일에는 전일 대비 주가가 5.7% 추가 하락했다. IPO 때 기대됐던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은커녕 주가 반등조차 현재로서는 요원한 상황이다.


당장 개인 투자자의 불만부터 불거지고 있다. 개인들은 상장 후 3일간 4000억원이 넘는 빅히트 주식을 매입했다. 하지만 '잭팟' 기대감은 막대한 투자 손실로 귀결된 상황이다. 


최근 빅히트 투자 손실 불안감은 개인에서 기관투자가까지 전이되는 모양새다. IPO 때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 받기 위해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하고 있겠다고 보호예수까지 맺고 청약에 나선 기관들이 그 대상이다. 빅히트의 주가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호예수가 풀리기 전에 자칫 공모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면 이들은 손도 쓰지 못하고 투자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빅히트 IPO 수요예측 때 청약에 참여한 기관 중 보호예수를 설정한 곳은 무려 43.85%(신청 수량 기준)에 달한다. 이중 실제 공모주는 보호예수를 신청한 기관들 위주로 배정되면서 현재 기관 몫의 공모주 수량(427만8000주) 중 78%가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간 매도가 금지돼 있다.


보호예수를 길게 설정한 기관일수록 향후 투자 손실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빅히트 공모주 청약 때 보호예수 기간을 15일~1개월간 짧게 확약한 물량은 152만8879주에 이른다. 그런데 해당 주식을 보유한 기관들은 현재 주가 하락세를 감안해 보호예수가 풀리자마자 대거 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최소한의 손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저가' 매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주가 급락은 불가피하다. 향후 보호예수 확약 기간을 3개월, 6개월씩 남겨둔 기관들의 투자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보호예수 물량이 유통되면서 주가 급락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카카오게임즈 IPO 과정에서 1개월 보호예수 확약을 맺은 기관들은 지난 12일 대거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보호예수가 해제된 공모주 수량은 약 435만주 인데 이중 절반인 250만주가량이 당일 한번에 유통된 것이다. 이에 주가는 전일 대비 7.36%나 폭락하면서 4만9100원으로 거래가 마쳐졌다. 상장 직후 한때 주가가 8만11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지만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서 5만원대 주가마저 무너진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의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 주가에 악재로 작용되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라며 "빅히트의 경우 주가가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탓에 보호예수가 풀리는 데로 기관들이 단기 차익을 빠르게 실현하려는 경향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빅히트에 투자한 개인과 기관 모두 투자 손실을 볼 경우 향후 IPO 시장 냉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IPO 시장 호황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에 투자한 기관과 개인들이 차익 실현 경험을 하면서 재투자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최근 빅히트의 주가까지 부진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빅히트의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당장 연말 수익률 관리에 나선 기관투자자들부터 IPO 기업을 선별해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모주 투자에 대한 회의론까지 불거지면 IPO 불황이 내년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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