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車품질 관리' 초강수 둔다
'코나EV' 화재 등 잇단 문제에 수조원 비용 감수…"추가 잡음 차단 포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초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자동차 품질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수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비용 지불을 감수해서라도 흔들릴 수 있는 입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기차(EV) '코나EV'의 연이은 국내·외 화재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화재 발생건수만 14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이 문제로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질책을 받은 뒤 리콜 실시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코나EV의 화재의 원인을 차량 충전 완료 뒤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제조 공정상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판단했다. 


리콜 대상은 국내 2만6000대, 해외 5만1000대 등 7만7000대다. 현대차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뒤에도 배터리 관련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배터리를 교체할 방침이다.


해당 비용은 2000억원 이하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리콜 발생시 평균 5~10% 제품교환이 진행되는 점, 리콜 대수 대비 화재비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점검뒤 문제가 있는 배터리만 교체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코나EV 리콜 관련 비용은 약 1000억~1850억원(10% 교환 기준)으로 추산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국토부가 지적한 문제 사유인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 여부를 점검해 배터리팩 전체가 아닌 모듈 단위 교체를 진행하는 것이기에 비용이 최대 2000억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라며 "하지만 리콜 과정에서 모듈 단위 교체가 아닌 팩 전체(대당 약 2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를 교환하고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천문학적 비용 반영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코나EV의 화재 수습이 향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영향력 확대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면 내년에 본격 출시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통해 출시되는 전기차부터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코나EV)배터리 화재건은 현대차그룹에게 절대절명의 중요한 해결과제"라고 말했다.


(자료=삼성증권)


지난 19일 줄곧 발목을 잡아왔던 '쎄타2엔진'을 골자로 한 약 3조3600억원(현대차 2조1000억원, 기아차 1조2600억원)의 추가 충당금 반영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혀진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9년 개발한 세타2 엔진에서 떨림과 시동꺼짐 등의 결함이 발생해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샀고,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과 미국에서 판매한 467만대의 차량 엔진을 평생 보증해주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분기에도 현대차 6000억원, 기아차 3000억원 등 이와 관련한 9000억원의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했다.

 

이번 추가 충당금 반영은 일시적인 실적악화는 불가피하지만 선대회장이자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경영 기조를 이어가면서 최근 연이은 화재로 뭇매를 맞고 있는 코나EV 외 추가 잡음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추가 충담금 반영 내역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품질비용 반영에 감마, 누우 등 타 엔진 기종도 확대·적용했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쎄타2 GDi엔진 관련 리콜로 지난 2015년 9월 뒤 4차례에 걸쳐 현대차 1조2800억원, 기아차 6300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자료=삼성증권)


현대차그룹은 경영권 교체뒤 막대한 품질비용 반영에 대한 관련성에 선을 긋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품질 이슈가 발생한 뒤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치에 나선 것"이라며 "경영권 이슈와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몽구 명예회장이 키운 현대차그룹을 한단계 도약시켜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는 품질 관리가 필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출범 10년 만에 세계 5위의 자동차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품질경영, 현장경영, 글로벌경영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으로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의 성장은 물론, 자동차 부품산업과 소재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소송이 집중됐던 쎄타2 기종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KSDS 부착과 리콜을 실시해왔는데, 기타 엔진 기종으로 범위를 확대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브랜드 가치와 직결되는 품질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피력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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