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하지 못한' 국토부 리콜 발표
코나EV 화재 원인, 조사중이라면 모든 가능성 나열이 먼저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서보신 현대차 사장(생산품질담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감장에서 서 사장은 소위 말해 '탈탈' 털렸다. 서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자마자, 그를 증인으로 세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코나 EV의 제작 결함을 인정하냐", "내부조사서를 보유하고 있냐", "현대기아차 전기차 4종을 위한 구매 보조금이 1조원이 넘는데 화재가 말이 되냐" 등의 질의를 이어갔다.


서 사장이 국감장에서 명확하게 할 수 있었던 딱 한 마디는 "리콜하겠습니다" 하나였다. 증인 출석 직전에 현대차는 자체 리콜 실시 계획을 국토부에 전달했고, 국토부가 부랴부랴 이를 받아 들이고 이을 공식 발표한 덕이었다. 이 말에 불꽃같은 국회의 질의는 끝이 났다.


국토부가 만든 자료에는 신중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국토부는 발표자료를 통해 코나EV 화재 원인이 '배터리셀 제조 불량'이라고 밝혔다. 차량 설계를 담당하는 현대자동차의 문제가 아닌, 배터리를 제조하는 LG화학의 문제임을 특정했다.


화재 원인 규명을 마무리 지은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토부는 "현대차의 조사결과를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현재 화재 원인 파악은 어디까지 왔을까. 국토부 산하기관인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의 조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코나EV 화재 원인 특별조사팀을 꾸리고 조사 완료 목표 시기를 올해 연말로 잡았다. 조사결과를 전달했다는 현대차는 어떨까. 현대차 마저도 아직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발화지점이 배터리인 것은 밝혀냈지만 발화원인을 찾을 수는 없었다. 현재 현대차는 LG화학과 공동으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국토부 자료대로, 배터리셀이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설계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문제일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같은 배터리가 들어간 '르노 조에' 차량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가 BMS의 배터리 충전율 설정값을 안전확보 기준보다 높게 잡고 주행거리를 올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배터리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LG화학의 신뢰도에 금이 가는 중대한 사안이다. 반대로 설계가 문제라면,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의 '미래자동차' 안전성이 흔들리는 일이다. 


국토부의 차량 리콜 발표는 제조업체의 신뢰도가 걸린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사고 원인을 발표하려면 충분한 조사 끝에 이뤄졌어야 했다. 하다못해 사고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더라도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리콜부터 해야 한다면, 소비자와 제조업체를 위해 '사고원인으로 추정되는 것'들을 일일이 나열하는 게 맞다. 국토부의 이번 원인 공개는 조사가 선행되기 이전에 발표부터 했다. 국정감사 대응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섣부른 발표였고 신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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