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유무상증자 철회···자금 여력은
올해 3·4분기 만기 도래 단기차입금 999억…현금은 432억


[팍스넷뉴스 김새미 기자] 메디톡스가 1666억원의 유상증자를 철회하면서 당장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7월 결정했던 유무상증자를 철회한다고 전일 공시했다. 메디톡스는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내걸었지만 시장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 취소로 인해 23만600원에 거래되던 메디톡스의 주가가 하루 만에 18만3900원으로 떨어지면서 내린 조치라고 보고 있다. 유증에 50%만 참여하기로 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의 손해가 불가피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당시 메디톡스는 유무상증자로 얻는 1307억원 중 55% 가량인 719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380억원(29%)을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208억원(16%)은 시설 자금으로 쓸 계획이었다. 메디톡스는 지난 15일 104.66%의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지난달 확정발행가액이 17만1400원으로 조정돼 유증으로 조달될 자금 규모는 기존에 계획했던 1307억원에서 1666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메디톡스가 2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무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무상증자를 통한 1666억원의 자금 조달은 없던 일이 됐다.


◆ 올 하반기 만기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만 999억


이로써 메디톡스의 채무상환에 문제가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메디톡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32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총 차입금은 1503억원으로 이 중 올해 3~4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만 999억원에 달한다.


메디톡스의 총 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503억원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32%다. 이 중 단기차입금은 1109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73.8%를 차지한다. 전환사채(CB)도 273억원 가량 있다.


메디톡스의 단기차입금은 수출성장중기, 외화차입금, 운영자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을 통해 원화, 유로화, 달러화 등으로 설정했다. 차입금의 대부분이 3% 미만의 저리이지만, 대부분 만기가 올해로 설정돼 있다. 당장 올해 3분기 741억원, 4분기 258억원 등 올해만 총 999억원의 단기차입금이 만기를 맞이한다.


올해 5월 말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사모 CB의 경우 전환청구가능기간이 내년 5월 말부터 시작돼 비교적 여유가 있다. 전환가액은 주당 14만3000원으로 설정돼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환권을 조정하면서 CB의 장부금액은 273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 품목허가 취소로 매출 '반토막'에 대손충당금 위험 ↑


올해 메디톡스는 6월과 이달 19일 두 차례에 걸쳐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처분 절차를 밟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식약처가 절차를 밟기 시작한 허가 취소는 메디톡신의 모든 단위를 대상으로 하는데다 코어톡스까지 포함됐기 때문에 매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커졌다. 메디톡신과 코어톡스가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50.93%에 이른다.


식약처의 메디톡신, 코어톡스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 효력이 발휘되기 시작하면 메디톡스의 매출이 반토막나게 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메디톡스의 매출액은 755억원 규모이다. 메디톡스는 이미 올해 1분기 99억원, 2분기 41억원 등 올 상반기 총 14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정도로 수익성이 많이 훼손된 상태다.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으로 인해 대손충당금 관련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도 문제다. 메디톡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채권 등 채권 총액은 743억원으로 대손충당금 설정률이 28.42%가 됐다. 이번 품목허가 취소의 영향으로 매출채권의 회수가 지연되거나 채권의 대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메디톡스는 올해 6월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올해 상반기 말 재고자산평가충당금으로 30억원, 환불부채 33억원을 추가로 인식했다.


◆ 운영비 500억원대…소송비는 여전할 듯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메디톡스의 판매관리비는 262억원이었다. 국내외 소송에 들인 273억원까지 포함하면 메디톡스의 운영자금은 반기 기준으로 53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각종 소송으로 인한 운영비용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의 이번 허가 취소에 따른 소송도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메디톡스가 진행 중인 소송은 국내 12건, 해외 3건 등 총 15건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소송에 총 125억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 148억원 등 273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TC소송으로 인해 1분기에 84억원, 2분기 64억원 소송비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오는 11월6일(현지시간) ITC 소송의 최종판결이 나면서 해외 소송 비용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허가 취소로 인한 추가 소송으로 인한 소송비 부담이 생겼다. 메디톡스는 지난 20일 대전지방법원에 식약처의 메디톡신과 코어톡스에 대한 제조·판매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 소장을 제출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 돌파구는 유증 재실시?


메디톡스가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장 급한 불인 차입금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단기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약정한도를 증액해야 한다. 현재 메디톡스의 약정한도 중 남는 금액은 52억5600만원 정도로 대부분의 약정한도를 채워서 차입한 형편이다. 추가 차입을 통해 차환하는 방안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이 같은 방식으로 차입금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약처의 허가 취소로 인해 만기 연장은 물론, 추가 차입도 거절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매출 감소가 단순히 영업환경이 안 좋아져서 그런 것이라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겠지만, 행정처분을 받을 정도라면 대출을 해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용평가를 하고 신용등급을 볼 때 행정처분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추가 차입을 허용할 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CB를 발행하거나 유상증자를 재실시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메디톡스는 차입금 문제뿐만 아니라 매출이 줄고, 허가 취소로 인한 소송비가 추가되는 등 필요한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유증 재시도 가능성에 대해 "추후 일정은 미정"이라며 "그 이상은 답변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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