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투자한 MBK·미래에셋대우 '난감하네∼'
FI, 하방위험 막는 구조 짰지만 급락하는 기업가치에 리스크 노출


CJ CGV 베트남 영화관 / 출처=CJ CGV 홈페이지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해외 사업 확장을 꾀하며 투자를 유치한 CJ CGV가 신종코로나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CJ CGV의 해외법인에 투자한 투자자도 마찬가지. 투자금은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실탄으로 변했다.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대우PE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3335억원이란 대규모 자금을 CJ CGV의 자회사에 투자했다. 투자대상은 CGI홀딩스(CGI Holdings Ltd.)다. 이로써 재무적 투자자(FI) 컨소시엄은 이 해외법인의 지분 28.57%를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은 CJ CGV가 들고 있다. CGI홀딩스는 CJ CGV의 중국, 베트남, 그리고 인도네시아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 법인은 자회사로 UVD엔터테인먼트(100%), CJ CGV 베트남(100%), PT GRANA LAYAR PRIMA TBK(51%), CJ CGV(상하이) 엔터프라이즈 매니지먼트(100%)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들 밑에는 사업 영위를 위한 수십 개의 자회사가 달려있다.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대우PE는 CGI홀딩스 상장을 최우선 투자회수 수단으로 두고 투자를 단행했다. 이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과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약진 등을 배경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J CGV와 MBK파트너스, 그리고 미래에셋대우PE의 청사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영화관 산업이 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에 직격탄을 맞으며 상장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실적도 망가졌을 뿐더러 영화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이 아예 변화하면서 영화관 사업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문 닫은 영화관, 올해 최악의 실적…전망도 불투명


CJ CGV는 지난 1월24일 중국 각 지방 정부의 영업 중단 요청에 따라 중국 소재 CGV 영업을 중단했다. 이어 터키 영화관도 3월17일부로 휴업에 들어갔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영화관도 동일한 상황에 처했다. 3월27일 CG CGV는 베트남 영화관 84개 가운데 74개가 일시 휴업, 인도네시아의 경우 68곳 중 62곳이 휴업에 돌입했다.


이 같은 전면적인 휴업 사태는 5월 이후로 조금씩 완화됐다. 8월6일 공시에 따르면, 베트남 전체 영화관 중 70개가 지난 5월9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중국에서도 영업 재개 허가를 받아 7월20일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해 공시 시점에 104개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8월 하순부터 영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영화관의 영업재개가 실적으로 바로 연결되진 않는다. CJ CGV는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36% 감소한 4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무려 1305억원에 달했다. 지역별 영업손실은 우리나라 701억원, 중국 298억원 터키 29억원, 베트남 83억원, 인도네시아 91억원이었다.


감염증 확산이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화 감상에도 뉴노멀(New Normal)급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CJ CGV 기업보고서를 통해 "영화관 수요가 크게 위축되자 영화 배급사들이 영화관 대신 글로벌 OTT에 영화를 배급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어 영화관은 구조적으로 불리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NH투자증권도 보고서에서 "할리우드 대작 영화의 온라인 개봉 추세로 중장기적 외부환경이 (CJ CGV에) 비우호적"이라고 봤다.


올해 2월 개봉 예정이었다가 감염증 확산 여파로 개봉이 지연되던 <사냥의 시간>은 우리나라 영화 최초로 넥플릭스행을 선택했다. 박신혜와 전종서의 주연작인 <콜>도 넷플릭스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올해 여름 개봉하려던 SF대작 <승리호>와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도 넥플릭스에서의 개봉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MGM은 007시리즈 신작인 <노타임 투 다이>를 넥플릭스와 애플TV 플러스를 운영하는 애플에서 선보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4월 영화관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감염증 확산으로 개봉 일정이 수차례 밀린 바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젊은 세대는 영화를 꼭 큰 화면에서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전혀 없다"면서 "이미 가입되어 있는 OTT에서 상영하는 영화을 모바일이나 TV로 시청하는 게 이들의 일반적인 신작 영화 감상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장 외의 방법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영화관에서 신작을 개봉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이미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의 CGI홀딩스 투자 포트폴리오 / 출처=MBK파트너스 홈페이지


◆요원해진 상장, CGI홀딩스의 미래는?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대우PE는 CGI홀딩스에 투자하면서 '콜옵션·드래그얼롱'으로 하방위험(Downside risk)를 대비했다. 이 구조는 사모펀드(PEF)가 프리IPO처럼 소수지분 투자를 할 때 자주 활용된다. 일정 수익률 이상을 전제로 한 기업공개(IPO)가 실패했을 경우, 대주주는 정해진 내부수익률(IRR)을 적용한 수준에서 PEF 지분을 되사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대주주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게 될 경우, PEF는 드래그얼롱을 행사해 자체 보유 주식과 대주주 보유 주식을 통째로 제삼자에게 매각하게 된다.


이랜드리테일이 이번 CGI홀딩스와 유사한 구조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2017년 이랜드리테일은 총 6000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진행했으며, 큐리어스파트너스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등 PEF 여섯 곳은 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포함해 4000억원을 투자했다. 2년 내 IPO에 실패했을 시 이랜드월드가 콜옵션을 행사해 PEF가 보유한 지분을 되사올 수 있다는 내용이 계약에 담겼다. 더불어 이랜드월드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PEF들은 드래그얼롱을 행사해 회사 매각에 착수할 수 있는 조건을 붙였다. 콜옵션이던 회사 매각이던 PEF는 10% 초반대 IRR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방위험을 방지하는 게 이러한 구조의 핵심이었다.


2년여가 지난 2019년 6월, 큐리어스파트너스·프랙시스캐피탈·큐캐피탈파트너스·동부증권·엔베스터·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은 이랜드 측으로부터 정해진 IRR이 반영된 투자금을 돌려받았다. 인수금융 등 레버리지 효과 등을 통해 이들 재무적 투자자들은 약 22%의 IRR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CGV와 MBK파트너스·미래에셋대우PE 컨소시엄이 상장 조건으로 몇 년을 설정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2년에서 5년 이내의 기간이 조건으로 잡힌다. 재무적 투자자에게 대주주가 보장하는 수익률의 범위도 8%에서 12% 이내인 게 보통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한 당장의 실적 악화와 더불어 신작 영화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해 CGI홀딩스의 상장은 당분간 불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MBK파트너스·미래에셋대우PE 컨소시엄이 투자 시 평가 받은 CGI홀딩스의 기업가치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즉, 재무적 투자자의 수익을 충족하기 위해선 이 가치 이상으로 상장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상장 불발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대우PE는 이번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 달성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CJ CGV도 투자금에 돈을 얹어 재무적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즉, 미래의 CJ CGV의 재무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 6월1일 CJ CGV가 공시한 투자설명서에는 '향후 경영실적악화에 따른 재무적 투자자들의 자금회수시 종속회사(CGI홀딩스)의 재무구조 및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적혀있다. 더불어 '주주간 약정에는 특정 요건이 충족할 경우 비자발적 보유물량 매각 시 차액을 보전하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CJ CGV가 콜옵션을 행사할 때 일정 수익률을 재무적 투자자에게 보장해줘야 한다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AMC엔터테인먼트의 영화관


◆위기의 CJ CGV, 2016년 1월을 기점으로 주가는 미끄럼틀


CJ CGV의 최근 주가는 2만원 안팎이다. 2016년 1월 12만원대를 기록한 이후로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감염증 확산 이후 국내 증권사들은 CJ CGV의 목표 주가를 연이어 하향했다. CJ CGV의 시가총액은 7300억원 수준으로 자회사인 CGI홀딩스의 프리IPO 당시 기업가치(1조400억원)를 크게 밑돌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900개 이상의 극장과 1만개 이상의 스크린을 운영하는 미국의 AMC엔터테인먼트(NYSE:AMC)의 주가도 2016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감염증 확산 이후 급락했다. 영국의 한 매체는 지난 5월 아마존이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4월 이 회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낮췄다. S&P는 당시 "AMC가 음의 현금흐름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유동성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CJ CGV가 M&A 매물로 나올 수 있을까? CJ그룹은 CJ CGV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이를 부인해왔다. 국내 스크린의 40%를 보유한 CJ CGV의 경우 해외 매각 시 영화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매각에 조심스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CJ CGV는 상영관 축소, 국내외 비수익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생존력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CGI홀딩스는 어떨까? 감염증이 내년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그 기간 동안 영화 산업의 중심축이 OTT로 완전히 옮겨가게 되면, CG CGV가 해외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CGI홀딩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감소하게 되면 CJ CGV가 콜옵션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대우PE는 투자 회수를 위해 드래그얼롱을 행사, CGI홀딩스는 M&A 매물로 나오게 된다.


CJ CGV의 역사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CJ엔터테인먼트와 호주의 빌리지 시네마(Village Cinema International PTY LTD)가 합작법인 CJ빌리지(CJ Vellage)를 설립했고, 이후 사명을 CJ CGV로 변경했다. 기업공개는 2004년 12월 24일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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