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JY 체제 '주춧돌' 놓은 에스원
지배구조·내부거래 이슈 소거·제일모직 가치 상승 '효자역'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지난 25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시대'가 본격화 한 가운데 계열사 에스원의 지난 발자취가 다시금 재계 이목을 끌고 있다. 에스원이 25년여 전부터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지배구조 확립 과정에서 수차례나 결정적인 역할을 도맡아 온 까닭이다.


에스원은 1996년 이 부회장에게 2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안겼다. 이 부회장은 이 자금으로 에버랜드(현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며 그룹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비교적 최근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에버랜드의 한 사업부를 비싼 값에 사오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차단함과 동시에 제일모직의 회사가치 상승에 적잖은 역할을 해냈다.


◆JY 에버랜드 CB 인수에 한몫


이재용 부회장은 1994년 당시 비상장사였던 에스원 주식 12만1880만주를 23억1600만원(주당 1만9000원)에 매입했다. 이후 1996년 에스원이 상장하자 그해 8월과 9월 이 회사 주식 2만주를 삼성생명에 주당 평균 30만2800원에 매각했다.


지분매각으로 60억5700만원을 손에 쥐게 된 이 부회장은 이 자금 가운데 55억6100만원을 들여 에스원의 유상증자에 참여, 2만7000주를 확보했다. 또한 유상증자 직후 단행된 무상증자에서도 보유주식수가 12만8880주에 달했던 덕에 3만1000주를 배정받았다.


일련의 과정으로 에스원 주식을 15만9880주 보유하게 된 이 부회장은 1996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삼성생명에 매각해 295억3600만원을 벌어들였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은 에스원 주식매입에 총 78억7700만원을 들여 216억59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던 셈이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삼성의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쓰였다. 에버랜드가 1996년 10월 1주당 7700원에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이 부회장이 48억원을 들여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25.1%의 지분을 쥔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부회장은 본인→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확립한다. 


이후 2015년 에버랜드가 사명을 바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서 삼성 지배구조는 현재와 같은 이재용→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계열사로 짜여졌다.


◆에버랜드 부담 덜어주고 거금 안겨


에스원은 사업적 측면에서도 이 부회장의 고민을 일정부분 해결해 준 계열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에버랜드의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제거하고 사업가치 상승을 위한 재원마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 준 까닭이다.


에스원은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2014년 1월 10일에 에버랜드로부터 건물관리사업(FM)을 4800억원에 사들였다. FM사업부는 삼성향 물량으로 실적을 내는 곳이었는데 당시 에버랜드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 지분율이 46.04%에 달해 공정위에 감시망에 포함됐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비상장사는 20%)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인 경우다.


반면 에스원은 총수일가의 지분이 전혀 없고 최대주주 또한 일본의 세콤(25.65%)이다. 때문에 FM사업부 양수도거래는 에버랜드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사전 차단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FM사업부 매각은 에버랜드의 덩치를 키우는 데도 한몫했다. 에버랜드가 2013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현 삼성물산 패션부문)를 1조500억원에 인수할 즈음 FM사업부를 매각해 48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FM사업 양수도 계약이 에버랜드에 신의 한 수가 된 반면 에스원은 재미를 못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에스원은 인수액 4800억원 중 68.4%인 3281억원을 영업권으로 책정했다. FM사업의 수익성이 더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에버랜드에 웃돈을 지급했단 얘기다. 하지만 에스원의 건물관리사업부는 인수된 이래 단 한 차례도 에버랜드 시절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외부 감사인이 에스원 건물관리사업에 대해 영업권 손상검사를 실시할 정도로 향후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에스원의 대주주는 일본계 세콤으로 26.65%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SDI(11.03%), 국민연금(6.91%), 삼성생명(5.34%) 등이 주요주주로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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