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시총 42조' 삼바, 승계 작업 실탄 될까
"삼성물산이 삼바 지분 팔 것" 오랜 관측…현실화 어렵다는 지적도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상속 이슈가 발생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5위(41조원)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존재가 시선을 끌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지배(지분율 17.33%)하고 있는 삼성물산이 삼바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그렇다.


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바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각각 1대 주주와 2대 주주로 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분율 43.44%(약 18조원), 삼성전자는 지분율 31.49%(13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가 삼바 주식의 75% 가량을 쥐고 있다는 얘기다. 거꾸로 해석하면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삼바 주식을 어느 정도 팔아도 지배권 행사엔 큰 문제가 없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삼성물산이 삼바 지분을 어느 정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 뒤 이를 승계 관련 작업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약 18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 평가액은 약 15조원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이 주식을 상속 받기 위해서는 10조5000억원 정도의 상속세를 내년 4월부터 5년간 6차례 연부연납 할 가능성이 크다. 보유 현금과 주식담보대출, 배당 등으로 매년 2조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충당할 수 있지만, 액수가 워낙 크다보니 고 이건희 회장이 물려줄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 삼성물산이 삼바 지분을 팔아 자금을 얻은 다음, 오너가가 매각하는 만큼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면 고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삼성물산이 받는 그림이 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주식 보유비율을 5.01%에서 더 늘릴 수 있다. 지배구조를 큰 틀에서 훼손하지 않는 방법이다.


이에 더해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도 변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기존 취득원가에서 '시가' 기준으로 바꿔, 총 자산의 3% 미만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 지분율 8.51%(2대 주주)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이 중 상당분을 어떤 형식으로든 팔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선 삼성물산이 삼바 지분을매각한 돈으로, 삼성생명이 팔아야 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전량 혹은 일부 사들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하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 사망 이후를 염두에 둔 다양한 지배구조 개편 아이디어들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바 지분을 매도한 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취득, 삼성전자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바 지분이 '실탄'으로 활용되겠느냐는 의문도 적지 않다.


삼성물산의 삼바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 승계 작업에 동원될 것이란 일각의 오랜 주장이 현실화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시장도 이를 우려한 듯 26일 삼바 주가는 삼성물산(13.46%)이나 삼성SDS(5.51%), 삼성생명(3.80%), 삼성전자(0.33%) 등 다른 주요 계열사와 다르게 하락(-0.94%)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바 분식회계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물산이 삼바 지분을 팔면, 매각차익의 22%를 세금으로 내야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삼성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식 활용보다는 삼바에 투자를 더 하고 가치를 키우는 게 장기적으로 맞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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