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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촉법의 역설...더 까다로워진 벤처투자
류석 기자
2020.10.29 06:08:17
세컨더리펀드 결성 차질 불가피…상장사 투자도 제약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16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벤처투자 업계의 숙원이었던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촉법)'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곳곳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의 경계선을 허물고 투자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벤촉법은 지난 8월 본격 시행됐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창업초기 투자부터 인수·합병(M&A) 투자까지 자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자본이 벤처투자 영역으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몇몇 사안에 대해선 벤촉법 시행 이전대비 제약 요인이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입법 취지를 살리기 위한 법 개정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창업투자사 혹은 신기술사업금융회사가 벤촉법 시행 이후 펀드 결성과 신규 투자 등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제약은 벤처기업 구주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세컨더리펀드 결성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벤촉법 51조(벤처투자조합의 투자의무)에 따르면 벤처투자조합은 등록 후 3년 내에 일정 투자비율 이상을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문제는 벤처기업의 신주가 아닌 기발행된 구주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 의무 비율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세컨더리펀드의 경우 약정총액 전액을 구주에 투자할 목적으로 결성했었지만 벤촉법 시행에 따라 사실상 어렵게 됐다. 


최근 해당 법 조항은 캡스톤파트너스가 기존 펀드에서 보유한 자산을 넘겨받는 자본재조정펀드를 결성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벤처투자조합이 아닌 창업벤처 사모투자집합기구(PEF) 등 다른 투자기구로 결성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창투사도 아예 세컨더리펀드 결성 계획을 접고 다른 방식의 펀드 결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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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펀드는 그간 벤처투자 업계에서 엔젤 투자 등 초기기업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 왔다. 펀드가 중간 회수 시장의 역할을 함으로써 초기기업 투자도 언제든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줬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촉법 적용으로 세컨더리펀드 결성이 계속해서 어려워진다면 초기기업 투자 활성화를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창투사 혹은 신기사들이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로 사례도 줄어들 전망이다. 벤촉법 제27조(창업기획자의 행위제한)에서는 창업기획자들이 경영참여형 PEF 운용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벤촉법 시행 이전 PEF를 운용하는 여러 투자사들은 창업기획자로 등록해 초기기업 투자 확대에 나서려 했다. 하지만 최근 본업인 PEF 운용에 집중하고자 속속 창업기획자 자격을 반납하고 있는 추세다. 포스코기술투자, 캡스톤파트너스는 이미 창업기획자 자격을 반납했다. 다른 투자사들도 자격 반납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투자조합의 약정총액의 20% 이상을 상장기업에 투자하지 못한다는 점도 새롭게 생겨난 제약 중 하나다. 많은 창투사들이 벤처투자조합 포트폴리오 구성 과정에서 상장사 투자 비율을 자율적으로 정했었지만, 이제는 법에 정해진 수준에서 설정해야 한다. 일부 창투사들의 경우 벤처투자조합 운용에 관한 전략을 새로 짜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벤촉법 시행 이전에 가능했던 것이 예상하지 못하게 어려워진 측면이 있는데 불필요한 제약에 대해선 법 시행 이전으로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벤촉법 입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 세부적인 사안을 업계와 정부과 머리를 모아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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