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바이오社 투자 '경고등'
면피용 자본확충, 투자자 불신 '역풍' 분다


[팍스넷뉴스 김새미 기자] 최근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 메디톡스, 펩트론, 디엔에이링크 등 일부 바이오사들이 잇따라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방안을 내놓고 있어 바이오 종목 투자에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수년째 주력 사업이 지지부진한데다 재무구조마저 취약해 은행권 차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오직 개미 투자자에게 기대어 목숨 줄을 연장해가고 있다.


헬릭스미스, 펩트론, 디엔에이링크가 추진 중인 증자는 장기 비전에 따른 용도라기보다는 증권시장에서 버티기 위한 몸부림용에 가깝다.


결실 없는 투자가 이어지면서 자본잠식은 갈수록 심화되고, 상장 폐지에 앞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빠졌다. 특히 이들 종목의 경우, 최대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실권을 선언한 채 소액주주들에게만 오롯이 손을 내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회사 경영을 책임진 대주주의 자금 여력이 이미 소진된 탓이다.


헬릭스미스는 최근 3000여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한 이후 소액주주들로부터 증자 계획 철회등 강한 반발을 샀다. 이번 증자가 무산된다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음을 뒤늦게 사측이 실토했다. 소액주주들은 관리종목 편입을 막자며 울며겨자먹기식 증자 참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 등은 이번 증자에 전량 실권키로 했다.


메디톡스는 16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내놓은 이후 식약처와의 갈등이 야기되자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 이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단기차입금이 이미 총차입금에서 73.8%로 비중이 상당한데다 기존 차입금에 대한 상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보유지분의 절반만 청약하고, 나머지에 대해 증자 불참을 피력했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그의 투자지분 중 20%에 한해 청약키로 했다.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는 아직까지 청약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배정금액이 15억원이 초과될 경우 이 대표의 지분이 추가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최대주주 등 경영진들이 잇따라 실권하면서 이들이 져야 할 책임이 소액투자자 몫으로 남았다.


증자가 성공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기술특례로 상장 6년째를 맞는 펩트론은 관리종목 유예 조건이 만료돼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맞았다. 기술특례상장사의 경우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거나 상장 6년차 자기자본잠식이 50% 이상으로 영업손실이 7년간 계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디엔에이링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유력하다. 증자로 자본잠식비율을 줄이더라도 연말 자기자본의 50%를 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을 낸다면 내년에도 관리종목에 편입될 위기에 놓인다. 디엔에이링크의 상반기 누적결손금은 465억원으로 이미 납입자본금(66억원)의 7배를 넘어섰다. 하반기 적자폭이 상반기에 버금간다면 앞서 할증발행 등으로 쌓아둔 자본잉여금(537억원)마저 모두 까먹을 만큼 취약한 사업구조이다.


설령 회사가 정상화되더라도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로 인해 M&A세력의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현재 10%대이거나 한자릿수 지분율을 가진 최대주주들이 대량 실권을 선언하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지분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취약한 지배구조 개선은 단시간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통상적으로 신약 하나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는데 대략 1조원이 넘는 연구·개발비와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 계열이 아닌 독립 바이오기업에서 외부 자금 수혈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소액주주 주머니에만 의지하는 자금 조달은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불신만 야기할 뿐이다.


미꾸라지가 우물을 흐리게 놔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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