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책 NO, 가이드라인이라도 만들어라"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 열기 후끈···정부, 블록체인 산업 여전히 외면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08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비트코인이 연일 상승세다. 올 초 500만원대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은 현재 세 배 가까이 상승해 1400~1500만원 박스권 내에서 횡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2017년 코인 '투기 광풍' 때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개미 투자자들이 아니라 투자액이 큰 금융회사 혹은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비트코인 반감기와 페이팔의 가상자산 결제 허가, JP모건 스테이블코인 'JPM' 상용화 등 갖가지 호재가 연달아 알려진 것도 비트코인 상승에 영향을 줬다. 


이미 가상자산은 투자상품의 한 종류로 인정받고 있으며 해외 유수의 대기업들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발행 소식은 국내 디지털화폐 연구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은행들이 먼저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했다. 농협은행, KB국민은행은 이미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했고, 신한은행은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 플랫폼을 시범구축 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사들로부터 사업 협력 제안을 받거나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또렷해지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당초 8월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던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 시행령이 아직도 윤곽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금법 시행은 내년 3월 시행되기 때문에 5개월이 채 남지 않았지만 정작 법이 적용될 가상자산 사업자의 범위도 지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원은 바라지도 않는다. 가이드라인이라도 만들어 달라"


2018년부터 이어진 업계의 목소리다.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들은 언제 나올지 모르는 특금법 시행령이 자칫 사업의 걸림돌이 될까봐 불안해한다.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해도 되는지 조차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목소리를 담지 않은 시행령이 갑작스레 발표돼도 문제다. 대기업이나 대형 거래소는 특금법이 언제 시행되든 대비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은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특금법에서 요구하는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획득 등은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엔 벅차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이대로라면 대기업과 대형 거래소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에 세금을 매길 세법개정안은 이미 7월에 나왔다. 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기타 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기로 했다. 정부가 산업을 육성할 생각은 없이 과세만 하겠다는 것처럼 보여 씁쓸한 대목이다. 


정부가 블록체인을 고운 눈으로 볼 리 없다. 가상자산 시장은 2017년 투자 광풍 이후로 각종 다단계와 몇몇 거래소의 주도로 이루어진 투기판으로 얼룩졌다. 그러나 블록체인 산업은 분명히 성장하고 있고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제 정부가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외면하기엔 시장이 너무 커졌다. 


산업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과세만 하겠다는 태도는 곤란하다. 스타트업이 대부분인 블록체인 산업을 어떻게 육성시킬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 일부 ICO와 STO(증권형 토큰 발행)을 허용한 상태다. 소수 대기업만 살아남은 산업이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이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는 지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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