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시행령
중소거래소 "은행, 실명계좌 거래소와 차별할까 걱정"
은행 "자금세탁 리스크 있어 판단 어려워"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6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세부 조건을 명시한 시행령 개정안이 발표됨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실명확인계좌 발급에 불이 떨어졌다. 그러나 실명계좌의 발급 기준이 은행 주관에 맡겨지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2일 발표한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 중 가상자산 거래소는 ISMS(정보보호확인체계)와 더불어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갖추고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필수적으로 발급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ISMS인증을 받은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고팍스, 한빗코, 뉴링크 등 7개사다. 이중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은 곳은 빗썸(NH농협), 업비트(케이뱅크), 코인원(NH농협), 코빗(신한) 4곳 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행령 세부안에서 실명계좌 발급 기준에 은행의 주관적 평가 기준이 추가되면서 발급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시행령 세부안에 따르면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중 다섯번째로 추가된 부분은 '⑤ 금융회사등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자금세탁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구축한 절차 및 업무지침 등을 확인하여 법 제 조제 항제 호에 531 따라 금융거래등에 내재된 자금세탁행위의 위험을 식별 분석, 평가, 하여야 함' 이다. 


현재로서 거래소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은 은행만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특금법 시행 초기에는 자금세탁방지 역량 및 실적이 우수한 은행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도입한 이후, 제도 안착 정도에 따라 타 금융회사 등으로의 허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 밝혔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존폐와 관련된 요건이 은행의 주관적 판단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실명계좌 발급은 여전히 은행이 쥐고 있고 상세안이 명확하지 않아 지난해 12월 특금법 통과와 동일한 상황"이라며 "달라진 점 없이 여전히 연장선상에 놓인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거래소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이유는 은행의 주관이라는 모호한 기준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특금법의 윤곽이 나온 이후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은행과 논의를 시도했으나, 정부의 반대 입김이 지속적으로 개입되었다는 주장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금융위에서 반대해 하루만에 계약이 무산됐다"며 "은행에서는 금융위의 눈치를 보느라 주관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은행권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은행 내에 실명계좌를 내어주는 부서와 자금세탁방행위를 감독하는 부서간의 의견 일치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좌 발급 파트는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실명계좌를 열어주고 싶어하지만, 자금세탁방지 부서들은 입장이 다르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세탁 방지에 대한 리스크에 대한 부담은 남아있는 상황"이라 밝혔다. 


정부의 개입을 제하더라도 기존 실명계좌를 받은 업체와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이 진행될지 여부도 알 수 없다는 의문도 나온다. 


중소 거래소 관계자는 "절차적 공정성만 담보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은행권에서 기존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업체들과의 차별적인 대우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발급 거래소들은 예치금이 많아서 별다른 절차 없이 계약이 연장되고, 신규 진입 업체에만 과도한 문턱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업비트는 시행령이 말하는 사안은 대부분 갖춰서, 차근차근하자는 입장"이라며 "사실 실명계좌를 가지고 있어도 은행이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계약 연장시 또 눈치 보는건 마찬가지"라 말했다. 


한편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명계좌 획득 기한은 내년 9월까지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요건을 갖추지 못한 미신고 사업자의 폐업도 예상된다. 정부는 이를 사전에 인식하고 특금법과 관련한 대국민 홍보와 간담회 개최를 통해 시장이 미리 대응하도록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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