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의 실리콘 베팅
물적분할 노림수는
정몽진의 선택…IPO일까, 합병일까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KCC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밀고 있는 실리콘 사업부를 100% 자회사로 떼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물적분할로 탄생하는 'KCC실리콘'은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투자자 유치부터 계열사인 세계 3대 실리콘 회사 모멘티브와의 합병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해볼 수 있다.


KCC는 지난 9월 이사회를 열고 실리콘 사업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KCC실리콘'을 신규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분할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1일부터 실리콘사업부는 KCC의 100% 자회사(비상장)로 출범한다.


업계에서는 KCC의 실리콘 사업 물적분할이 외부 투자자 유치, 지분 매각, 전략적 사업 제휴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 마련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 부문은 정몽진 KCC 회장이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미래 사업으로 밀고 있는 분야다. KCC는 자체사업, 합작사업(폴리실리콘), 해외투자(모멘티브) 등으로 관련 사업을 영위하며 실리콘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리콘 부문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태양광 발전 원료로 쓰이는 폴리실리콘 사업은 국내 시장 붕괴로 사업을 철수했으며, 2018년 인수한 글로벌 3대 실리콘 업체 모멘티브 역시 지난 1분기 손실을 내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그나마 성과를 내고 있는 부문은 자체사업이다.  2015년 25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던 실리콘(소재) 부문은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2017년 203억원, 2018년 5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9년에는 335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금창출능력을 증명해보인 만큼, 이번 물적분할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IPO 준비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CC는 전방산업의 업황 악화로 주력사업인 도료, 건자재 부문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모멘티브 인수로 약 2조원가량의 인수금융을 떠안는 리스크를 졌다. 실리콘 사업부의 외부 투자자 유치나 IPO를 통한 구주 매각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KCC의 '유일한 솟아날 구멍'이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따로 떼낸 KCC실리콘을 모멘티브에 합병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CC는 모멘티브를 인수한 지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KCC 직원 중에 모멘티브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기까지 했다. 사실상 주식 소유만 하고 있을 뿐 모멘티브 경영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KCC의 실리콘 사업을 모멘티브에 합병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KCC는 자체 실리콘 사업을 넘기는 대신, 모멘티브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뿐 아니라, 두 회사의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판매망 확대, 원가경쟁력 확보 등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이에 대해 KCC 관계자는 "아직 IPO, 합병 등 자세한 계획을 세운 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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