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엘리온' 성공이 중요한 이유
'배틀그라운드 개발 저력 + 매출처 다변화'로 지속성장 발판 마련해야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4일 09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경렬 기자] 게임의 승패는 보통 쌓아올린 노력에 달려있다. 변수는 있다. 바로 '행운'이 따랐을 때다. 이를 '럭키펀치'라고 한다. 럭키펀치는 상대방을 단숨에 눕히고 승리를 안겨준다. 실력이 아무리 좋고 노력을 많이 한 상대라도 이길 수 있다. 질 것 같은 분위기도 반전시킨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다.


'행운'으로 거둔 승리는 다음 도전부터 문제가 된다. 계속 패배하면 처음의 승리는 그저 운에 지나지 않게 된다. 승리가 두 번, 세 번 계속돼야 처음 운이 따른 승부도 실력이었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


크래프톤은 링 위에 서있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로 승리를 한번 맛 본 상황이다. 배그가 나올 때 누구도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반쪽짜리 성공작이었던 '테라'때문에 비용이 늘어 적자이기도 했다. 배그는 쓰러져가는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 


초창기 배그는 미완성이었다. 1년 만에 뚝딱 만들었다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이야기를 업계 개발자들도 공감할 정도다. 배그의 성공을 보고 게임 제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다음 신작들부터 문제였다. 올해 초 '보우맥스'는 서비스 8개월만에 종료됐다. 지난해에는 반년만에 내린 게임들도 상당 수였다. 수차례 내놓은 게임의 실패로 적자가 쌓인 개발 자회사들은 문을 닫았다. 올해만 두 곳이다.


당연히 하나의 게임(배그)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매출은 중국(아시아지역 상반기 매출비중 87%)에 집중돼 있다. 배그가 중국에서 시들해지면 경영난이 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네오플('던전앤파이터')에 의존했던 넥슨이 중국 수익 감소로 휘청했던 사례와 비슷하다.


크래프톤은 12월 '엘리온'을 출시할 계획이다. 엘리온에는 오랜기간 대규모 인력이 동원, 많은 비용이 투입됐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부터 엘리온에 선점 투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북미유럽 판권을 위한 전략적 투자 명목으로 50억원을 지출했다. 2017년 2분기 크래프톤은 '프로젝트W'를 개발 중인 블루홀판을 내부로 흡수하면서 본진에서 직접 프로젝트를 관리하기도 했다.


'프로젝트W'는 '에어'를 거쳐 지금의 '엘리온'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게임 내용도 달라졌다. 프로젝트 에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질 땐, '하늘을 배경으로 한 공중전투'라는 획기적인 정체성이 있었다. 올 초 비공개 테스트 이후 크래프톤은 프로젝트를 전면 수정했다. 배경은 중세시대 유럽으로 변경했다. 공중 전투는 줄였다. 업계는 실망감을 내비췄다. 기존의 양산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차별성이 없고, 양쪽 진영이 싸우는 스토리가 기존 틀에 머물렀다는 말들이 나왔다.


크래프톤에게 엘리온의 성공은 절실하다. 차기작을 통한 힘의 분산없이 크래프톤의 지속 성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1조 클럽 게임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들로 매출 성장세를 뽐냈고, 넥슨은 캐주얼, MMORPG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때로는 과감히 게임을 사들였다. 넷마블은 위기의 순간 퍼블리싱사업, 모바일 게임 등 획기적인 반전 사업을 모색했다. 


크래프톤도 보여줄 때다. 대형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날 때마다 배그의 성공은 그저 '행운'이었다는 말로 얼룩질 수 있다. 크래프톤이 엘리온으로 링 위에서 오랫만에 승리하길 모두가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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