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기아차, 노조 리스크에 발목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로 파업 가능성↑…내년 EV 출시 등 계획 차질 우려
(사진=기아차)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기아자동차가 노동조합 리스크에 직면했다. 내년 브랜드 리런칭(재출시)과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내세운 기아차는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고민이 큰 모습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3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위행위 찬반투표에서 총원 2만9261명 중 2만6222명이 투표에 참여해 2만1457명(73.3%)의 찬성표를 확보했다.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노조는 노조원 50% 이상의 지지를 받은 만큼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쟁의행위란 노동관계 당사자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로 파업, 태업 등이 이에 속한다. 중노위 회의는 5일이다.  


(자료=기아차노조)


기아차 노사간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2만원 인상 ▲영업이익 30%의 성과급 ▲정년 연장 ▲통상임금 확대 적용 ▲잔업 복원 ▲노동이사제 도입 ▲전기차 핵심부품 생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3분기 실적에 품질비용 약 1조3000억원을 반영한 것을 놓고 노조원의 임금과 복지를 줄이는 고의적 실적훼손이라고 비난하며 이사회 사퇴도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해 기아차는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3분기 1조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지만 대규모 품질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1953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며 "피와 땀으로 이익창출에 노력한 노조의 노고에 사측은 답해야하며, 빅배스(Big Bath·부실자산을 한꺼번에 손실 처리하는 것)를 결정한 이사회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교섭이 지지부진할 경우 노조는 파업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올해 파업에 돌입하면 9년 연속 파업이다. 


기아차는 고민이 크다. 내년 브랜드 리런칭과 수익성 개선을 목표하고 있는데 노조 리스크로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기아차)


지난 1월 '전기차·모빌리티 솔루션'의 2대 미래사업으로 과감히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에스(Plan S)'를 발표한 기아차는 내년 본격적인 시행에 나설 방침이다.


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해 국내시장과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고, 7개의 전용 전기차 모델들을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첨단 전기차 신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최초의 전용 전기차 모델인 'CV(프로젝트명)'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CV는 화성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화성공장은 기아차의 국내공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생산거점이다. 평택항을 통해 세계 170여개국에 직수출을 하고 있는 기아차 세계 경쟁력의 기반이자 물류의 요충지로 꼽힌다.


이밖에 기아차는 내년 'K7', '스포티지' 등 수익면에서 중요한 내연기관차도 출시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노사간 대립은 코로나19 등으로 가뜩이나 악화한 경영환경에서 생산차질과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며 "현재의 대치국면을 지속할 경우 최근 국내외 판매증가흐름이 꺾이며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의 협상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며, 노조 역시 현대차 노조가 코로나19 등 녹록치 않은 업계현황을 고려해 임금동결로 협상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파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업계 안팎으로부터 직면할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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