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특수강 "급한 불 껐지만..."
실적 악화·증설 자금 투입에 재무부담↑…유상증자 추진
(사진=현대종합특수강 증평공장 전경)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현대종합특수강의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력사업인 특수강 선재부문 실적 악화와 증설을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최근 그룹 차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쉽지 않은 여건이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종합특수강은 2011년 동부제철 선재사업부문을 승계해 분할 설립된 선재(Wire Rod) 가공업체다. 자동차, 산업기계, 가전, 건설 등의 소재로 사용되는 냉간압조용강선(CHQ Wire)과 냉간인발봉강(CD-Bar)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2015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되면서 현대제철 종속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제철이 60%, 현대위아가 40%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최근 2~3년간 급격한 실적 악화에 내몰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17년 말 연결기준 1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현대종합특수강은 2018년부터 연간 이익 규모가 2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급기야 올해는 상반기 누적 72억원의 영업손실까지 떠안았다.


(자료=현대종합특수강 주요 재무지표. 자료 출처=한국신용평가)


현대종합특수강의 실적 부진은 공교롭게도 그룹사인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적 악화 시기와 맞물린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종합특수강의 생산량 가운데 70% 이상이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현대기아자동차와 생사고락을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발(發) 실적 추락과 함께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해외 자동차 생산공장 셧다운(Shutdown)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었다. 이는 현대기아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현대종합특수강 입장에서 매출과 이익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종합특수강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 수직계열 하에서 원료가격 변화를 판매가격에 전이하기 쉽지 않다"면서 "특히 어려워진 현대기아자동차가 원가통제를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롤마진(roll-margin) 축소가 불가피한 여건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최근 단행했던 대규모 설비투자도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지난해 충북 증평에 연간 생산능력 10만톤 규모의 냉간압조용강선(CHQ Wire) 신규공장을 증설했다. 투자비만 1380억원 규모였다. 올해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 증평공장은 당초 수직계열화에 기반해 충분한 가동률과 이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확대된 불확실성과 높아진 고정비용 부담으로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주력사업의 실적 악화와 대규모 투자 집행은 단단했던 현대종합특수강의 재무안정성까지 흔들고 있다. 현대종합특수강의 총차입금(연결기준)은 2018년 2214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3706억원으로 15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46.5%에서 66.3%로 19.8%포인트(p) 껑충 뛰었다.  


부채비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대종합특수강의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46.4%까지 올라갔다. 불과 1년 반 사이에 119.8%포인트(p)나 상승한 수치다. 실적 저하와 부채비율 확대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현대종합특수강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현금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주주사인 현대제철과 현대위아가 각각 300억원, 200억원을 출자한다. 이달 9일 주금납입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종합특수강의 재무부담은 다소나마 완화될 전망이다. 500억원의 증자대금이 유입된다면 유상증자 직후 부채비율은 종전 346.4%에서 247.5%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동성 확보 노력이 단기간 자금 숨통을 트여줄 순 있어도 근본적인 해답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대종합특수강이 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주력사업인 특수강 선재부문 실적 악화를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현대종합특수강의 경우 이번 500억원 증자 효과로 순차입금 규모가 전년대비 감소할 순 있지만 여전히 2018년 말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향후 설비 투자로 늘어난 생산능력에 대응하는 충분한 물량 확보와 이를 통해 이익 개선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