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나선 제일전기공업, 몸값 '반토막' 승부수
기업가치에 올해 최대 할인율 55.8% 적용…전통 제조업 투심 한계 극복 '총력'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국내 1위 배선기구 제조업체 제일전기공업이 올해 가장 높은 몸값 할인율을 적용해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건설, 제조 등 전통 산업군에 속한 기업에 대한 공모주 시장 투심(투자심리)이 통상적으로 약한 점을 감안해 과감히 몸값 욕심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연말 공모주 시장 침체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연내 코스닥 입성을 추진중인 제일전기공업은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주 수량은 290만주로, 이중 기관 몫으로 80%(232만주)를 배정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5000원~1만7000원으로 제시됐다. 제일전기공업의 IPO는 하나금융투자가 단독으로 대표 주관한다.


업계에서는 제일전기공업이 실제 기업가치의 절반을 밑도는 몸값(예상시가총액)으로 상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올해 연환산 순이익(201억원)을 기반으로 산정한 제일전기공업의 기업 가치 '평가액'은 3772억원다. 하지만 상장을 위한 기업가치는 최대 55.79% 할인율을 적용한 1668억원 수준이 제시됐다. 


제일전기공업이 몸값에 적용한 할인율은 올해 코스닥 입성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일전기공업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10월 16일 기준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수는 총 41곳이다. 이중 할인율을 가장 높게 적용한 미투젠(47.59%)에 비교해도 10% 가량 높은 수준이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 41곳의 평균 할인율 34.84%(밴드 하단 기준)을 감안하면 무려 20%포인트나 더 몸값을 낮춰 IPO를 진행한다.


과감한 몸값 할인을 택한 것은 '전통' 산업군에 속한 기업에 대한 공모주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공모주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바이오, 2차 전지 등 일명 미래 유망업종 기업들과 달리 제조, 건설, 선박, 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의 경우 투심의 외면 속에서 공모시장에서 수모를 겪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 올해만 해도 파나시아(선박 기자재 제조)가 공모 철회를 선언한 바 있다.


제일전기공업의 행보는 최근 전통산업군에 속한 기업이 저렴한 몸값 전략으로 IPO에 흥행한 선례가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조명 기기 제조업체 소룩스는 기업가치 평가액에 52.3%의 할인율을 적용한 몸값으로 IPO를 단행, 무려 1136대 1의 기관 경쟁률을 이끌어낸 바 있다.


제일전기공업의 전략은 현재 공모주 시장 분위기도 반영했다. 최근 기관 투자가들은 연말을 앞두고 연간 수익률 관리에 돌입하며 상장 후 확실히 주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를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가치 평가액에 할인율을 50%나 넘게 적용했다는 것은 향후 내재 가치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은 투자처로 인식시킬 수 있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모주 투자는 할인율 만큼 수익을 본다고 가정하고 투자에 나선다"며 "할인율을 높여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눈길이 가는 것은 그만큼 기대 수익율이 높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주매출'이 50%에 달하는 공모구조가 다소 투심을 제약할 수 있는 요소란 지적이 나온다. 제일전기공업가 진행하는 공모주 청약 물량은 50%가 신주고 나머지 절반은 최대주주인 강동욱 대표이사가 보유한 구주(145만주)인 탓이다. 구주 청약자금의 경우 신주와 달리 회사에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주의 이익으로 귀속된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경우 중단기적으로 주가 차익 실현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서는 만큼 청약 자금이 100% 회사 발전에 쓰여 향후 차익폭을 키우는데 더 관심이 많다"며 "통상 IPO 때 구주 매출이 물량이 많을 경우 공모주 청약 열기가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이다"고 말했다.


제일전기공업은 1955년 설립된 배전기구 및 가정용 전기 배선기구류 제조사다. 지난해말 기준 시장 점유율은 28%로 업계 1위다. 시장 지배력에 더해 2010년 이후 '스마트홈'에 최적화된 배선기구 개발에 성공하면서 견조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일궈내고 있다. 작년 매출액의 경우 1461억원, 영업이익 169억원, 순이익 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9%, 15.5%, 15.3%씩 늘었다. 올해 반기 매출액은 779억원, 영업이익 116억원, 순이익 101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강동욱 대표이사(625만3644주, 지분율65.1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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