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시장의 수요예측 초과율은 석달째 300%를 넘어섰다. 발행 결정금리에서는 물론 A급 회사채에서도 투자심리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성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공모 발행시장에서 결정된 발행금리는 개별민평 금리보다 평균 마이너스(-) 5bp 수준에서 발행됐다"며 "4분기 발행시장 강세는 이례적인데, 10월 강세 발행으로 스프레드 흐름은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결정된 금리는 발행일을 기준으로 1~2주의 기간 동안 개별민평 스프레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10월 말부터 언더발행된 발행물들이 11월 크레딧 스프레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11월 크레딧 시장은 예년과 달리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발행시장 참여가 활발해진 것은 그만큼 연말효과에 대한 부담이 줄었음을 방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A급 회사채도 10월 평균 발행금리를 보면 민평금리 대비 언더로 발행에 성공했다. SPV가 수요예측에 참여하면서 유동성이 개선된 것이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SK실트론(A0)과 GS E&R(A+)은 낮은 조달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다. SK실트론은 3년물과 5년물 각각 개별민평 대비 마이너스(-) 7bp, 마이너스(-) 33bp 낮은 수준에서 금리를 정했다. GS E&R(A+)도 희망금리밴드 최하단에 가까운 마이너스(-) 28bp 가산금리로 확정금리를 정했다.

평택에너지서비스(A-)는 신용등급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희망금리밴드 최하단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했다. 2년물과 3년물 모두 희망금리밴드 하단을 마이너스(-)40bp로 제시했지만 각각 이보다 낮은 마이너스(-) 50bp, 마이너스(-)73bp 수준에서 발행금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이 연구원은 "우량그룹 계열사 A등급 회사채 위주로 모집금액의 7배 이상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며 "유통시장에서 우량그룹 계열사 위주로 A등급 회사채 수요가 살아난 점과 낮은 발행 스프레드로 발행된 기업의 개별 믺평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크레딧 스프레드는 축소세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예년과 달리 올해 4분기에는 SPV가 발행시장에서 적극적인 회사채 매입이 수요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1월13일 매입 종료를 앞두고 약 1조원의 매입 여유가 남아 있기 때문에 역시 연말에 부족한 회사채 발행 수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