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강화' 현대차, M&A 본능 살린다
美 로봇 전문업체 인수설 솔솔…'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 행보 주목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0일 13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사업 분야 개척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혁신과 체질개선을 내세운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로봇 관련 분야는 현대차그룹의 주된 사업축을 이룰 전망이다. 


10일 외신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현대차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거래규모는 최대 10억달러(한화 약 1조1154억원)로 지배권을 넘기는 방안이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매각조건 등은 확정되지 않았고,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언제든지 다양한 전략적 투자와 제휴에 나설 수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보스턴 다이내맥스 인수 추진설은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Robotics) 신사업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성사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개발 조직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New Horizons Studio)'를 가동한 상황이다.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는 기존 자동차로 접근이 어려운 곳이나 험로 등 이동수단의 경계를 넘어서는 신개념 모빌리티를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기존 모빌리티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로봇 요소 기술들을 활용한 연구·개발에 나선다. 해당 조직을 이끄는 존 서 상무(John Suh)는 앞서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궁극적인 이동수단 개발에 앞장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엘리베이트'.(사진=현대차그룹)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는 걸어다니는 자동차인 '엘리베이트(Elevate)'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첫 번째 프로젝트를 구체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엘리베이트는 현대차의 로봇·전기차 기술을 적용한 모델이다. 일반 도로는 물론 4개의 바퀴 달린 로봇 다리를 움직여 기존 이동수단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모빌리티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트는 5개의 축으로 설계한 로봇 다리를 이용해 포유류나 파충류 등 여러 형태의 걸음걸이로 이동할 수 있어 다양한 지형 형태에서 활용 가능하다.


보행속도는 약 5km/h수준이고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면서 1.5m 높이의 벽을 넘는 것도 가능하다. 로봇다리를 차체 안쪽으로 접어 넣어 주행 모드로 변신한 뒤 기존 자동차와 같이 바퀴를 이용해 일반 도로를 달릴 수도 있다.


만약,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 다양한 로봇 기술을 활용한 추가 제품 개발 등 시너지효과가 날 전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독특한 로봇을 개발한 조직으로, 특히 로봇 개 '스폿'으로 유명하다. 스폿은 360도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네 발로 초당 1.58m의 속도로 뛰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다. 엘리베이트에 해당 기술을 접목 또는 보완하거나 차세대 모델 개발시 제품성능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미 차세대 브랜드 비전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로 잡았다.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를 팔아야 한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로보틱스 등 미래 이동성과 관련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움직임은 본격화한 상황이다. 기존 연 1회 진행하던 해외 우수인재 채용을 연중 상시채용으로 전환하며 로보틱스와 관련된 인재도 영입했고, 서비스 산업에서 주로 사용될 수 있는 서비스 로봇과 제약이 있는 사람들의 이동을 도와줄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등을 지속 개발하며 로보틱스 신사업 분야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 웨어러블 로봇 '벡스'.(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생산라인에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상향 작업 근로자를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벡스(조끼형 외골격·Vest Exoskeleton)'를 선보이고 ▲전기차 충전 로봇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 등 다양한 로봇 분야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벡스는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IDEA 디자인상'에서 상업·산업제품 부문 최고상을, '2020 레드 닷 디자인상'에서 혁신제품 부문을 수상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벡스는 지난해 현대차 로봇 연구 조직(로보틱스랩)에서 자체 개발했다.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장시간 위쪽으로 팔을 들어 올려 작업하는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이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산업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전기 공급이 필요 없는 형태다. 2.8kg의 가벼운 무게로 근로자의 착용 부담을 줄이고 인체 어깨관절을 모사한 구조의 근력보상장치를 통해 최대 5.5kgf까지 힘을 보조한다.


한편, 연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중장기비전 '2025 전략'을 통해 자동차는 물론 로보틱스, 개인용비행체(PAV) 등으로 제품사업군을 확장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기술 혁신을 이뤄 사업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동의 진화는 새로운 시간을 만드는 일이며,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새로운 행복과 즐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라며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로봇, 개인용비행체를 기반으로 폭넓은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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