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오롱티슈진이 이의신청할 뜻을 적극적으로 밝힌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재심에서 개선기간 추가 부여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4일 코스닥시장위원회 회의 결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를 심의·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상폐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7영업일(11월13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없으면 신청 만료일 경과 후 상폐 절차를 진행한다. 있으면 15영업일(12월4일) 내 코스닥시장위가 재심을 하게 된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공시 뒤 "절차에 따라 할 것이 있으면 하겠다"며 이의신청할 의사를 즉각 전했다. 이에 따라 내달 초 코스닥시장위의 재심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가 기존에 내린 상장폐지 의결에서 물러나 개선기간을 더 주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적지 않다.
거래소도 이렇게 될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10일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이번 인보사 건과는 별도로, 외부감사인 의견 거절에 따른 상폐 사유 추가 발생 건이 있다. 이 문제로 내년 5월 10일까지 또 다른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라며 "그래서 (내달 재심 때)개선기간을 더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주사 코오롱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하면서 지난 2017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1~2액으로 구성된 인보사 성분 중 2액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적힌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 신장 세포로 드러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난해 7월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최종 취소했다. 거래소는 품목허가 취소를 참고해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심사 당시 중요사항을 허위 기재 또는 누락했다고 보고, 이 회사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한 끝에 지난해 10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다.
지난달 인보사와 관련된 개선기간이 끝남에 따라 코스닥시장위는 회사에서 받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을 검토한 뒤 지난 4일 회의를 열었다. 거래 재개와 개선기간 추가 부여, 상폐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 일단 상폐 쪽으로 결론 내린 뒤 코오롱티슈진 측 이의신청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소송까지 갈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재심에서도 상폐 의결이 변하지 않으면 코오롱티슈진이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 8월 감마누가 "상폐 사유를 해소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1년에 걸친 소송전 끝에 사상 첫 대법원의 상장폐지 무효 판결을 받아낸 사례도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미국 내 임상 재개 가능성이 살아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환자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상폐 사유를 해소할 기회가 아직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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