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팩키지, '콜 없는' 메자닌 발행
대주주 지분율 64%, 지분희석 방지 장치 두지 않아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한국팩키지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동시에 발행키로 했다. '은둔의 현금 부자'로 알려진 단재완 회장이 이끄는 해성그룹 계열사가 단일 기관투자가로부터 에쿼티(지분) 성격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국팩키지는 오는 13일자로 CB 60억원을 발행키로 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1%, 만기이자율은 연 3.8%이며 만기는 5년이다. 전환가액은 3849원이다. 전환 청구는 발행 1년 뒤부터 만기 전날까지 가능하다.


한국팩키지는 동시에 BW도 60억원 어치를 발행한다. 금리와 만기는 CB와 동일하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과 행사기간 또한 CB와 같다. 신주인수권은 별도로 분리해 양도나 전매할 수 없는 비분리형이다. 발행 형태만 CB와 BW로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같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이같은 결정은 한국팩키지의 정관에 명시돼 있는 CB와 BW의 발행 한도 때문에 이뤄졌다. 한국팩키지 정관은 "주주 이외의 자에게 CB(또는 BW)를 발행할 경우 액면 총액 100억원을 넘을 수 없다"라고 정해 놓았다. 한국팩키지는 조달 금액을 절반으로 나눠 각각 CB와 BW로 발행하면서 정관 변경 없이도 무사히 자금 조달을 마칠 수 있게 됐다.


CB와 BW는 전량 하베스트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하베스트 2호 펀드)가 매입한다. 하베스트 2호 펀드는 한국팩키지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환가액과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70%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리픽싱 권리를 확보했다. 


하베스트 2호 펀드는 현재 시점의 전환가액과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팩키지 지분을 약 11% 확보할 수 있다. 리픽싱을 최대한 실시할 경우 지분율을 15%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이하게도 한국팩키지의 CB에는 발행사나 최대주주가 콜 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붙지 않았다. BW도 마찬가지다. 특히 BW는 사모로 발행하는 까닭에 반드시 비분리형만 가능했다. 신주인수권만 발행사 또는 최대주주가 별도로 되사는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한국팩키지 최대주주 측이 CB와 BW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고 자금 조달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지분 희석은 감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팩키지의 최대주주는 해성그룹의 지주사에 해당하는 해성산업으로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해성그룹의 총수인 단재완 회장이 12%, 단 회장의 두 아들(단우영 부회장·단우준 사장)이 각각 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처럼 대주주의 지분율이 64%에 달하는 덕분에 콜 옵션과 같은 보완장치 없이 단일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메자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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