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국내 은행 연체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말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를 실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채권 가운데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은 채권 비율을 말한다. 은행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국내 은행의 연체율(원화대출 기준)은 0.30%로 전월말 대비 0.07%p, 전년동기대비 0.14%p 하락했다.
은행 연체율 0.30%는 지난 2007년 금융당국이 원리금 연체기준을 기존 1일 이상에서 1개월 이상으로 변경해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체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건 지난 8월 말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등이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금융회사에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은행 연체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 8월 말 당국 조치로 연체율이 더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이 통상 분기 말에 연체채권을 매·상각해 정리하는 것도 연체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해 3분기의 마지막 달인 9월에 은행들이 정리한 연체채권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8월 6000억원에 비해 네 배 가까이 늘어났다. 앞서 지난 7월 은행들이 정리한 연체채권 규모도 7000억원으로, 9월 연체채권 규모의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낮은 은행 연체율에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은행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앞선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은행 건전성을 염려하는 보고서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면밀히 계속해서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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