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코 IPO, 보수적 '몸값' 전략 통할까?
최대 실적에도 몸값 자제 시총 2356억 도전…중복 수요예측 '우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PC게임용 주변기기(게이밍 기어) 제조사 앱코가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코스닥 입성을 노린다. 올해 전방산업(게임) 호황 속에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지만 몸값(예상 시가총액) 욕심은 최대한 자제했다. 일각에서는 연말 수요예측 일정이 대거 겹치는 가운데 다른 기업 대비 공모가 '할인률'이 낮아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떨어질 수 있어 IPO 흥행까지는 예단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연내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앱코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0년 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40억원, 영업이익은 128억원, 순이익은 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연간 영업이익(55억원) 대비 2배, 순이익은 전년 연간 순이익(35억원) 대비 3배가량 크다.


올해 폭발적인 실적 증대는 '코로나19' 여파의 반사이익 덕분이라는 평가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시행,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게임 산업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면서 앱코처럼 PC게임 관련 기기를 판매하는 기업의 실적도 큰 폭으로 증대했다. 


앱코는 2001년 설립된 게이밍 기기 제조업체다. PC 게임에 특화된 키보드, PC케이스, 헤드셋 등을 개발·제조하고 있다. 앱코의 제품군들은 각기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글로벌 18개국에 앱코의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채널 아마존(AMAZON)을 통해서 북미 시장의 점유율 역시 높이고 있는 점이 부각된다. 최대주주는 오광근 대표이사(지분율 35.34%)다.  


앱코는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코스닥 상장을 모색하는 형국이다.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으로 IPO에 돌입한다. 공모 물량은 총 250만7000주로 이중 80%를 기관투자자 몫으로 배정했다. 공모주 희망가격은 2만1400원~2만4300원으로 제시됐다. 앱코의 IPO는 미래에셋대우가 대표 주관한다.


앱코가 IPO를 통해 도전하는 몸값(시가총액)은 2356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앱코의 실적 성장세를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몸값을 산정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올해 '깜짝' 실적 수치만이 아니라 지난해 순이익도 함께 적용해 몸값을 다소 낮췄다는 설명이다.


통상 IPO 기업의 몸값은 연간 순이익에 비교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해 구한다. 순이익 수치가 커질 수록 자연스레 상장 시가총액도 커진다. 올해 앱코의 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연환산 순이익은 201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는 올해 2분기부터 최근 4개 분기 순이익의 합으로 연간 순이익을 갈음할때 수치(118억원)보다 80억원 이상 크다. 올해 연환산 순이익만 가지고 IPO 몸값을 구하면 더 높게 기업가치를 산출해낼 수 있지만 앱코는 두 순이익을 합산해 그 평균치(159억원)를 몸값 평가 때 적용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앱코 입장에서는 올해 실적만 반영할 경우 더 우호적인 몸값으로 IPO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최대한 욕심을 자제한 모습"이라며 "연말 공모주에 대한 투심(투자심리)이 약화되는 것을 감안해 저렴한 몸값으로 IPO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앱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IPO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 의견이 갈린다. 이번주 무려 5곳의 기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탓에 기관 투심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중 4곳의 기업은 앱코와 수요예측 일정(17~18일)이 하루 이상씩 실제 겹치기도 한다. 포인트모바일, 엔에프씨, 클리노믹스, 엔비티가 그 대상이다. 


더욱이 이들 4곳 중 엔에프씨, 클리노믹스, 엔비티 등 3곳 기업의 공모가 할인율은 최대 36~41%로 앱코(25.54%) 보다 높다. 통상 기관 투자자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공모주를 매입한 후 그 할인 폭만큼 최소한 차익을 실현할 것을 기대하고 청약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게이밍기기, 화장품, 바이오 등 각기 업종은 다르지만 현재 공모주 시장은 기업이 어떤 사업을 영위하는지 그 내용보다는 예상 수익률을 기반으로 청약 열기가 갈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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