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단기차입금 급증…재무부담 ↑
총 차입금도 2배 증가…유동비율 84%로 하락
자료=한국기업평가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에쓰오일의 재무 건전성 악화 속도가 심상치 않다. 단기차입금 중심으로 총 부채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재무 우량기업'으로 통하던 때는 과거 이야기가 됐다.


에쓰오일의 총차입금 규모는 2년반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7년 4조8442억원에서 2020년 상반기 8조4977억원으로 늘었다. 동시에 재무비율도 크게 나빠졌다. 부채비율은 2017년 120.5%에서 올해 207.2%로 증가했으며, 기업의 단기 부채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2016년 149%에서 올해 6월 84%까지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좋다는 뜻으로, 통상 200% 이상을 적정 유동비율로 여긴다.


더 큰 문제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단기성 차입금이다. 2017년 1조3695억원이었던 단기성 차입금 규모는 올해 상반기 4조3703억원으로 2조8900억원 증가했다. 쉽게 말해 4조원이 넘는 채무를 내년 상반기 전까지 모두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셈이다. 총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28.3%에서 51.4%로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유산스(Usance)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유산스는 무역결제의 어음을 의미하며, 일종의 대금지급기일을 늦추는 채무다. 2017년 1조3000억원으로, 2018년까지 1조원을 넘지 않았던 유산스 금액은 2020년 상반기 약 3조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환율 변동성 부담까지 겹치면서 원재료 등의 대금지급일을 최대한 미루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16일 기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6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남아 있다. 49-1(2300억원), 46-2(1100억원) 회사채가 내년 상반기 내 만기 도래하며, 53-1(1100억원), 50-1(2100억원)은 각각 내년 7월과 9월까지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한다.


그렇다면 에쓰오일이 재무 건전성을 우량했던 예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부채 규모가 증가한 덕에 현금성 자산 규모는 늘었다. 지난해 말 5465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올해 2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1년 안에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을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성 자산을 다 쓰고도 정리해야 할 채무가 2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저부가 제품인 정유사업 비중을 줄이고 비교적 고부가제품인 비정유부문을 확대하기 위해 7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마당에 추가 투자까지 단행하면 재무구조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2년 하반기 또는 2023년에 화학 신규 프로젝트(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 7조원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차입금 규모가 증가했지만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 프로젝트 금융을 고려하면 추진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능한 크레딧 라인(신용공여) 약 46억달러(한화 6조원) 중 20억달러(약 2조원) 정도를 사용해, 현재 26억달러(약 3조원) 정도 여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업활동을 통한 상환 자금 마련 능력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현금창출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016년 2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8562억원으로 떨어졌다.


정유업황에 대한 중·장기 미래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문제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지난 9월 연례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이후에는 글로벌 석유 수요가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석유 수요는 지난해 이미 정점을 찍었다"며 "최악의 경우 2040년 석유 수요는 2019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코로나19로 석유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지만 2030년까지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전망"이라며 "하지만 2030년부터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비중 확대로 석유 산업에 정체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정유업체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락해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참고로 정제마진은 높으면 높을수록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이 올라가고,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면 제품을 팔수록 손해가 쌓인다. 통상 정유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정제마진은 4달러 밑으로 내려가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지난 2분기에는 몇주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에 머무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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